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밤이 Nov 20. 2023

네가 있어 외롭지 않아



아침에 출근하

내가 없어 외롭진 않을까 걱정한다.

 닫힐 때까지 가지마 하며 바라보는 너.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집을 나섰는데 아빠가 그러더라


 닫히자마자 아무렇지 않게 장난감을 물어뜯으러 갔다고.

헤어질 때 나 행복하라고 섭섭한 척하다니

그 말 듣고 잘 키웠단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을 만지다

에 누워있는  심심 물어본다.

너도 핸드폰 하나 사줄까.


먹지도 못하는 거 뭐 하려고

그딴 거 너나 해 하며 고개 돌린다.


먹는 게 아니면 관심 없는 너,

간식 줘야 뽀뽀해 주는 너.

자본주의 강아지 같으니라고.

잘 키운 게 확실하다.





책을 읽으면 곁에 와 눕는 너.

동그랗게 몸을 말고 기다리다 

옆으로 눕니 벌렁 누워 잠이 든다.

이상한 소리에 쳐다보면 코까지 골며 자고 있다.


놀려먹을 생각에 코 고는 소리를 녹음한다.

귀 밝은 너는 금세 내가 언제 잤 쳐다본다.

그리곤 슬며시 책 위에 턱을 올린다.


그만 봐. 이제 끄고 자자.  잠도 없냐.






심각한 각에 잠겨 있으면 

그 꼴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장난감부터 물어온다.


고민 같 거 하지 . 

랑 놀면 재밌어질 거야


너와 놀다 보면 가끔 그런 깨달음이 올 때가 있다.

내가 너랑 놀아주는 걸까. 네가 나랑 놀아주는 걸까.





나는 아무도 모르게 네 앞에서 노래하고

너랑 말할 땐 혀가 짧아지고

평소에 하지 않는 장난을 치

찍지 않는 사진을 찍고

무엇보다 실없이 자주 웃는다


내가 내 전부를 좋아한 말하긴 어려워도

너와 함께 있을 때의  좋다.


네게 사랑받을수록

나는 나를 좀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내게 시는 쓸쓸하고 어렵슬픈 것이었는데

너를 만나고 나니

드럽고 귀여운 것이 되었다.



아빠 발에 무좀있다. 저러고 나한테 뽀뽀하겠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