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랜티어의 삶 2
내가 직접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지고
같이 사는 사람들도 달라졌다.
태국 생활의 예절도 다시 생각해야 했고,
그리고 문화도 다시 배워야 했다.
그전에 한 달 살이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그냥 나를 한국 사람 1 정도의 배경인물로 생각해 줬다.
그래서 적당한 예의를 지켜주지만
절대 다가오지 않았다.
그리고 밥을 먹을 때, 커피를 마시러 갈 때
함께 가자고 말을 해 주지만
아직 태국어를 못하는 나에게 있어서
같이 따라가서 아무것도 못하고
듣고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소외되는 것은 싫어하는 성격이라(나 빼고 하는 거 무지 싫어함)
태국 친구들이 초대해 준다면 그 어디든 따라갔다.
그렇게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나의 태국어도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밥을 먹고, 화장실 가고, 물건을 살 수 있다)을 말할 수 있을 무렵부터
내 안에 작은 오해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태국 친구들 말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단어가 나오면
무조건 나를 욕하는 것 같고
내가 들리는 아주 몇몇 태국 단어들로
부정적인 생각으로 그 말들을 대본을 쓰기 시작했고
친구들의 말들이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한 친구가 내가 생각나서 사 왔다는
밥 한 봉지(태국에서는 테이크 아웃이 봉지임 ㅋㅋ)
무한 감동을 받고
그동안의 나의 오해들이
나의 부정적인 마음들로 필터링되어서
오해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내 안에 신뢰의 영역이 다시 회복되니
친구들도 진짜 나를 친구로 받아 주었다.
그 친구는 바로 Wasun이라는 친구다
그냥 내가 태어난 해라 똑같아서 친구로 묶어줬다.
(사실 빠른 이라 나보다 오빠라고 해도 되는 그 어정쩡함이 있는 친구)
근데 그 친구라는 게 너무 신기해서
극 E성향인 나는 이 친구를 항상 귀찮게 했던 것 같다.
진짜 모든 데를 따라가고, 모든 것에 말을 걸었었다.
지금 물어봤더니 처음에는 미친 사람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 친구가 내가 하도 그렇게 친한 척(일방적이로 귀찮게 하기)을 하니
스르르 마음을 열고 카페를 같이 가자고 했다.
그때 나는 미친 듯이 기뻐서, 너무 좋았다는 말로만 표현이 되는 게 아쉽지만
태국에서 친구가 나한테 카페를 가자고 하다니!
(사실, 태국에서 단체 생활을 하다 보니 우르르 가는 그런 무언가의 상황이 많았고
소수로 이루어져서 어디를 간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그리고 태국 사람들은 I의 성향이 많아서
정말 마음에 우러러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게 힘들다 ㅠㅠ)
친구랑 커피 마시는 게 한국에서는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
태국에서는 그 한 마디가 너무 기뻤다.
그래서 찍은 사진이 바로 아래의 사진이다.
이 친구랑은 이때 이후로 절친이 되어서
지금도 연락하는 최고 찐친이다.
이 이후에 더 이 친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이지만
내가 진짜 힘들 때, 그리고 기쁠 때, 황당할 때, 실수할 때
모든 태국에서의 순간을 함께해 준 친구이다.
물론 말은 진짜 예쁘게 안 하는데
츤데레의 성격인 친구!
나는 한국 사람도 많이 없고
외국인도 많이 없는 지역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그때 이 친구들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의 모습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돌아보면
한국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한 여자아이를
그렇게 챙겨주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친구들은 항상 나에게 진심이었다.
Ps. 이 친구들과 지지고 볶는 이야기는 추후 공개 예정
<비박 태국 시리즈는 PC화면으로 볼 때 가장 예쁘게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