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박 Mar 03. 2024

비박 태국 친구가 생기다

발랜티어의 삶 2

태국에 다시 돌아오니 모든 관계를 다시 시작해야 했다.

태국의 흔한 예쁜 하늘 copyright ⓒ 2024 all rights resvered by danbi park


내가 직접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지고

같이 사는 사람들도 달라졌다.

태국 생활의 예절도 다시 생각해야 했고,

그리고 문화도 다시 배워야 했다.


그전에 한 달 살이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함께 24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처음 경험해 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그냥 나를 한국 사람 1 정도의 배경인물로 생각해 줬다.


그래서 적당한 예의를 지켜주지만 

절대 다가오지 않았다.

그리고 밥을 먹을 때, 커피를 마시러 갈 때

함께 가자고 말을 해 주지만

아직 태국어를 못하는 나에게 있어서

같이 따라가서 아무것도 못하고

듣고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소외되는 것은 싫어하는 성격이라(나 빼고 하는 거 무지 싫어함)

태국 친구들이 초대해 준다면 그 어디든 따라갔다.


그렇게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나의 태국어도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밥을 먹고, 화장실 가고, 물건을 살 수 있다)을 말할 수 있을 무렵부터

내 안에 작은 오해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태국 친구들 말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단어가 나오면

무조건 나를 욕하는 것 같고

내가 들리는 아주 몇몇 태국 단어들로

부정적인 생각으로 그 말들을 대본을 쓰기 시작했고

친구들의 말들이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랑 항상 같이 시간을 보내줬던 친구들 copyright ⓒ 2024 all rights resvered by danbi park

한 친구가 내가 생각나서 사 왔다는

밥 한 봉지(태국에서는 테이크 아웃이 봉지임 ㅋㅋ)

무한 감동을 받고

그동안의 나의 오해들이

나의 부정적인 마음들로 필터링되어서

오해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내 안에 신뢰의 영역이 다시 회복되니

친구들도 진짜 나를 친구로 받아 주었다.





처음으로 나에게 태국인 친구가 생겼다. 


그 친구는 바로 Wasun이라는 친구다

그냥 내가 태어난 해라 똑같아서 친구로 묶어줬다.

(사실 빠른 이라 나보다 오빠라고 해도 되는 그 어정쩡함이 있는 친구)


근데 그 친구라는 게 너무 신기해서

극 E성향인 나는 이 친구를 항상 귀찮게 했던 것 같다.

진짜 모든 데를 따라가고, 모든 것에 말을 걸었었다.

지금 물어봤더니 처음에는 미친 사람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 친구가 내가 하도 그렇게 친한 척(일방적이로 귀찮게 하기)을 하니

스르르 마음을 열고 카페를 같이 가자고 했다.

와,  그날은 난 잊지 못해

그때 나는 미친 듯이 기뻐서, 너무 좋았다는 말로만 표현이 되는 게 아쉽지만

태국에서 친구가 나한테 카페를 가자고 하다니!

(사실, 태국에서 단체 생활을 하다 보니 우르르 가는 그런 무언가의 상황이 많았고

소수로 이루어져서 어디를 간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그리고 태국 사람들은 I의 성향이 많아서

정말 마음에 우러러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게 힘들다 ㅠㅠ)



친구랑 커피 마시는 게 한국에서는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

태국에서는 그 한 마디가 너무 기뻤다.

그래서 찍은 사진이 바로 아래의 사진이다.


첫 커피의 시간 와싼이랑 copyright ⓒ 2024 all rights resvered by danbi park


이 친구랑은 이때 이후로 절친이 되어서

지금도 연락하는 최고 찐친이다.

이 이후에 더 이 친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이지만

내가 진짜 힘들 때, 그리고 기쁠 때, 황당할 때, 실수할 때

모든 태국에서의 순간을 함께해 준 친구이다.

물론 말은 진짜 예쁘게 안 하는데

츤데레의 성격인 친구!


그런 친구가 내가 태국살이의 3개월 만에 친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태국에서의 기억이 행복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바로 친구들 때문이다.


나는 한국 사람도 많이 없고

나랑 함께 지냈던 친구들이랑 copyright ⓒ 2024 all rights resvered by danbi park

외국인도 많이 없는 지역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그때 이 친구들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의 모습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돌아보면

한국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한 여자아이를

그렇게 챙겨주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친구들은 항상 나에게 진심이었다.


친구들이 생기면서

나의 태국에서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Ps. 이 친구들과 지지고 볶는 이야기는 추후 공개 예정


<비박 태국 시리즈는 PC화면으로 볼 때 가장 예쁘게 보입니다 :)>

작가의 이전글 비박 태국에 도착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