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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mit Trucker Mar 28. 2023

운과 노력이 합친 성공

이번에도 정시 배달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도착했다. 그것도 배달 약속 시각보다 두 시간 일찍. 약간의 행운과 노력이 합쳐져 정시 배달이 가능했다.

어제 오전 네브래스카 I-80 도로가 열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출발했다. 왜 도로를 차단했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도로 상태도 양호하고 주변에 눈도 별로 없었다. 와이오밍 구간도 평소와 달리 바람도 덜 불고 노면도 깨끗했다. 문제는 유타에 들어서자 생겼다. 눈이 내리는데다 제설 상태도 안 좋다. 유타 구간에서 이 정도 눈길을 달린 적이 있었던가? 기억에 없다. 오죽하면 눈도 별로 안 내리는데 용케도 동계 올림픽을 치뤘다 생각했을 정도였으니까.

운행을 포기한 트럭들이 휴게소나 갓길에 늘어섰다. 어쨌든 도로는 열려 있으니 계속 달렸다. 솔트 레이크 시티를 앞둔 높은 고개 앞에서는 나도 멈췄다. 체인을 차고 넘어야 한다. 어둡고 제설 작업도 안 된 상태라 날이 밝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두어 시간 눈을 붙인 후 확인하니 여전히 눈은 내렸지만 도로 제설 작업은 했는지 바닥이 보였다. 눈이 그치려면 몇 시간 더 기다려야 한다. 나는 고민하다 그냥 출발하기로 했다. 스노우 삭스는 착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 정도 노면 상태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게다가 고개를 넘은 후 시내로 이어지는 구간에는 갓길에 멈출 공간이 없다. 체인이나 삭스를 차고 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다. 시속 20마일 이하로 달려야 삭스에 손상이 없다. 현재 노면 상태에서 그 정도 느린 속도면 맨 타이어로 달려도 별 차이 없다.

예전에는 훨씬 심한 상태에서도 겁 없이 다녔다. 이젠 겁난다. 그렇다고 그 경험과 실력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조심하며 달렸다. 고개를 넘고 시내 구간을 통과하니 딴 세상이 펼쳐졌다. 눈 구름이 솔트 레이크 시티 주변에만 몰려 있었다. 곧 화창한 날씨로 바뀌었다.

월요일부터 도너 패스에 내린다는 눈은 화요일 새벽부터 내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 시간이면 우리가 통과한 이후다. 운이 따랐다. 이번에도 정시 배달에 성공이다. 네바다에서 샤워와 식사를 하는 여유까지 누렸다. 도너 패스는 C가 운전해서 넘었다. 눈비가 내리지 않으니 지난 주에 왔을 때보다 훨씬 수월했다. 고개 정상의 휴게소도 다시 열렸다.  

캘리포니아에서 빠져 나갈 때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I-80으로 가기는 힘들 것 같고, 남쪽으로 내려가 지난번처럼 I-40을 이용한다면 무난할 것 같다. 눈폭풍이 온다고 해도 봄기운이 다가오는 것은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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