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터미널에 들어와서 나흘째인 오늘 화물을 받아 나간다. 일요일에는 한인 드라이버 회식을 잘 했고, 어제는 Ace 2 수업을 잘 받았다.
Ace 2 클래스는 리스 드라이버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화 교육이다. 프라임에서 처음 리스를 시작할 때는 슬링샷 클래스를 듣는다. 리스를 시작하고 최소 4주 이상이 지나야 Ace 2 클래스를 신청할 수 있다. 수업에 최근 4주간의 급여 내역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현재 성과를 진단한다.
대략 다 아는 내용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정확히 알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 막연히 생각했던 부분도 데이터를 뽑아 숫자로 환산하니 새롭게 다가왔다. 작년만큼 수입은 아니어도 무난한 성과였다.
최대한 성과를 올리려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연비를 올리는 게 최선이다.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rpm을 떨어 뜨리고 속도를 줄여 연비를 개선할 수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듯이 영어에는 every penny count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누가 every dollar count라는 말을 한 모양인데, 트럭킹에는 penny 단위 계산이 일반적이라 바꿔 쓰는 것 같다.) 약간만 연비를 개선해도 3년의 리스 기간 동안 2~3만 달러의 절약 효과가 있었다. 현재 프라임은 시속 65마일이 최고 속도인데, 이를 더 낮추라는 얘기다. 가능한 얘기다. 예전에 한동안 시속 58마일로 달려도 배달에 지장이 없었다. 무작정 천천히 달린다고 연비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고 현실성도 고려해야 하니 각 트럭에 맞는 최적 속도를 찾아야 한다. 일주일 단위로 속도를 변화시켜 달려보고 가장 좋은 연비가 나오는 속도를 찾으면 된다.
나는 평소에도 여유롭게 달리는 걸 좋아해서 시속 62마일 크루즈를 주로 사용한다. 앞으로 60마일과 58마일을 시험해 봐야겠다.
터미널에 있다보니 카페테리아에서 이번에 교육에 참여한 한인 드라이버들을 자주 마주친다. 5년전 내가 처음 왔을 때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때도 한인 드라이버가 나 말고도 있었겠지만 서로 마주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사교성 있는 성수, 제니 씨 부부 덕분에 이 정도로 한인 드라이버의 결집이 이뤄졌다. 이 부부를 통해 프라임에 들어온 사람이 많다. 나는 굳이 사람들에게 프라임에 오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트럭 회사는 거기서 다 거기니 자기 여건에 맞는 회사에 가면 된다는 입장이다. 일부 귀가 얇은 사람들은 몇 센트 더 준다는 얘기에 이리저리 옮겨 다니기도 한다. 프라임에 왔다가 기대에 못 미쳐 실망하고 떠난 사람도 있다. 프라임은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비슷한 돈을 벌 수 있는 회사지, 큰 돈을 벌게 해주는 회사는 아니다. 그리고 장비가 비교적 잘 관리되고 지원 시스템도 우수한 편이지만 최고의 회사라 할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처음 프라임에 오는 한인들은 선배 한인 드라이버가 있어,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조언도 구할 수 있어 도움은 된다. 나도 내가 아는 한에서는 아낌 없이 경험을 공유한다. 별 것 아니지만 운용 매뉴얼도 한글로 만들어서 공유한다. 프라임에 한인 드라이버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특히나 제니 씨 같은 한인 여성 드라이버도 늘면 좋겠다. 프라임은 업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여성 드라이버 비율을 가진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