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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디 Jan 18. 2021

내가 나에게 주는 셀프 스트레스

나에겐 분명 문제가 있다 3

모든 것이 평화로운 주말의 아침.
아무도 나를 괴롭히지 않는데, 나 혼자 스스로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망설임이라는 씨앗은 내 머릿속에서 깊게 뿌리내려 나를 힘들게 만든다.

나는 자주 망설인다.
할까? 말까? 고민한다.
하면 뭐가 좋지? 뭐가 안 좋지?
안 하면 뭐가 문제지?

별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로 생각을 낭비한다.



간단한 예를 들면 이렇다.

내 차의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요일쯤, 주말에 정비소를 가서 타이어압 점검을 하고, 엔진오일도 교체를 해야지 하고 마음먹는다.
그런데 막상 주말 아침이 밝으면, 새로운 생각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민다.
'이 평화로운 주말에 자동차 점검을 받으러 가기가 너무 귀찮다. 오늘 꼭 점검받지 않아도 상관없지 않아?'
이제 머릿속에서 이성과 귀찮음의 싸움이 시작된다.
이성은 '다음 주에 혹시 차를 쓸 일이 있을지 모르니 미리 교체해둬. 어차피 오늘 할 일도 없잖아'라고 재촉하고, 귀찮음은 굳이 할 필요 없다며 나를 다독인다.
평화로운 주말 오전을 그렇게 망설이며 시간을 보낸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망설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 망설이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다.

앞서 예를 든 것과 같이 아주 사소한 문제들에 대한 잦은 망설임은 나의 시간을 잡아먹고, 하는 일에 집중력을 흩트린다. 망설임으로서 내가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불필요한지 알면서도 나는 망설인다.
내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망설일까?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귀찮음이다. 모든 나의 실행력을 저해하는 실체.
나는 책임감은 강한 편이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나, 타인이 관여되어 있는 일에는 아무리 귀찮더라도 망설이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데 문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이나, 나 자신과의 약속인 경우에는 귀찮음에 너무나 쉽게 흔들린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망설임의 경우는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나온다.

또 다른 원인은 아무래도 나의 생각이 많은 성격 탓이다.
나는 행동에 앞서 생각을 많이 한다.
특히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로 행동에 앞서 생각하는 버릇이 더 강해졌다. 보고서 하나를 써도 이 보고서를 읽는 상사가 어떤 질문을 할까? 나는 어떤 걸 더 준비해야 할까?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나중에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이런 식으로 생각의 생각의 꼬리를 잊는 방식을 자연스레 익혀왔다.
회사일을 할 때는 이런 신중한 생각 방식이 도움이 되지만, 사소한 일상에서의 일에 이런 과한 생각은 나를 그저 망설이게 하는 일을 늘릴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망설임을 줄일 수 있을까?

너무나 당연하게도 액션을 취하면 된다.
일단 액션을 취하면 귀찮음이나, 잡생각이 사라진다.
문제는 액션을 하기 전까지의 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혀 좋은 방법이라 말할 수 없다.
지금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기에 망설이는 것이 때문에..
  
그래서 조금만 바꿔 생각해 보기로 했다.

망설임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액션을 취하자는 것이 아니다. 액션을 취하거나 말거나 일단 한 가지를 결정하면,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운동을 갈까 말까 망설이는 경우라면,

가기로 했으면 가고, 가지 않기로 정하면 그냥 안 가면 된다.

중요한 건 내가 선택한 것에 미련을 두지 않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액션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나중에 피해를 볼 수도, 스스로를 자책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망설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것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최소한 내 인생의 낭비는 하지 말아야지.





정신분석학자 정도언 교수님은 '망설임은 버릇'이라 이야기한다.
오랜 기간 망설여 왔기 때문에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쉽게 되풀이하는 것이라 한다.

나에게도 망설임은 버릇이다.
하지만 더 이상 망설이지 않기 위해 생각을 안 하는 버릇을 만들어 봐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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