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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디 Dec 31. 2020

19년 전 나에게 미안해지는 지금

19년 만에 다시 본 내 인생 드라마 호텔리어 #2

19년 전의 나는 가난했고, 삶은 초라했고, 모든 게 부족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뭐하나 나을게 없다.
그런데 그때는 지금과 같이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았다. 내 기억이 조작되고 편집되어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보다 삶의 활기가 있었다.

그때보다 많은 경험을 했고,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워졌고, 정신적으로도 더 성숙해졌다. 그런데 무엇 때문일까?



호모 에스페란스. 사람은 희망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그때의 삶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았다. 다양한 꿈을 꿀 수 있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희망이 있었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힘들단 생각보단 내 삶의 자양분이 된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에너지가 없다. 무엇을 희망하는지 조차 명확하지 않다.
지금의 삶 마치 두발이 빠져 꼼짝 달삭 할 수 없는 늪에 빠진 것 같다.
삶이 딱딱하게 굳어진 지금은 삶을 지탱하는 한축이 사라져 곧 무너질 것 같은 위태로운 상황이다.

오래된 드라마를 보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 시절의 내가 생각나서 마음이 아프다.
19년이라는 시간.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내 모습을 본다면 뭐라 말할까?
멋진 미래를 꿈꾸던 그 시절의 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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