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쓰는 반성문
완벽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완벽하게 일을 해내고 싶은 욕심에 몸과 마음이 망가진 한 주였고, 지금은 토요일 밤이다. 일주일치 후회와 죄책감이 담긴 반성문 같은 일기를 쓰고 기도를 했다. 일주일 내내 떨렸던 오른쪽 눈꺼풀이 아직도 떨리고, 누군가에게 준 상처는 그대로 일거고, 나는 변하지 않고 같은 실수를 반복할 확률이 크지만 그래도 일주일치를 반성한 하루다. 왜 그랬을까? 아무리 힘들어도 모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꼭 그랬어야만 하는 부류의 사람인 걸까. 아직도 성장이 멈추지 않은 사춘기 소녀 같다. 여드름 같이 곪다 터지는 마음과 모든 일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딱 그렇다. 이번 주 내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우주 안에서 소리쳤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내 생각으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내다 보면 길을 잃기 쉬운 것 같다. 그리고 그 길의 끝은 늘 꽝이다. 그래서 마음이 어려울 땐 책을 읽고, 여러 사람과 대화하며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 내 문제와 내 생각에서 벗어나는 나인데. 이번 주는 책을 펼칠 시간과 사람들을 만날 시간이 없었다. 다음에 이런 날이 또 오면 나만큼의 세상을 벗어나서 조금 더 여유롭게 생각하고 싶다. 노련함과 연륜을 챙기며 나이 들고 싶다.
아주 맛있고 전통 있는 초콜릿 한 상자를 선물 받았다. 단 거를 좋아하는지 몰랐던 엄마와 함께 두 개씩 골라 먹었다. 행복한 맛이다. 공항에서 초콜릿을 사는 사람을 보면 행복하다. 단 맛을 선물하는 사람들의 호의와 두근거림. 집에서 편하게 누리는 행복의 맛에 내가 당연하게 누리는 모든 것에 감사해진다. 모든 것이 감사다. 정말 모든 것이 그렇다.
내일까지만 쉬고 월요일부터 일을 할 생각을 하니 몸이 미리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내일 하루는 그동안 챙기지 못한 건강도 기쁨도, 사랑도 챙겨야지. 안타깝게도 내일부터 다이어트 식단 시작이지만. 말했듯이 완벽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