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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히 Apr 19. 2024

금요일 퇴근길

 - 퇴근길에 당신의 표정은 어떤가요?

 퇴근길이다. 그것도 즐거운 금요일 퇴근길이다.

회사원에게 금요일 퇴근이란 일주일의 피로를 씻겨줄 만큼 즐거운 일이란 말이다.


 비록 오늘 하루 힘든 일이 있다 하더라도, 주중동안 수많은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회사원이라면 금요일 퇴근길은 마땅히 즐거워야 할 일이다.


 회사원이라면, 금요일 정시퇴근(나 같은 경우엔 6시가 퇴근 시간이다)을 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야근을 하지 않았고, 주중이 끝났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해방감인가?


 하지만 오늘 문득 지하철에서 사람들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안에 있는 사람들이 내리는 그 순간, 내가 본 그들의 표정에는 분노와 짜증이 범벅되어 있었다.


 물론 밀물과 썰물이 만나듯 수많은 사람들이 뒤엉켜있는 공간에서 좋지 않은 기분이 아주 잠깐, 찰나의 순간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순간이라도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가 된다는 것에 슬픔을 느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는 안전거리가 필요하다. 그 안전거리가 무너지는 순간 우리는 위협을 받고 불쾌함을 느낀다.


 서울에서 특히 지하철이라는 공간은 안전거리가 무너지는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쾌함을 느끼는 것 같다.


 서울에 올라온 지 어느덧 10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지방에서 살 때는 이렇게나 많은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학교나 시내에 가야지만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고, 지하철도 없었기 때문에 나의 안전거리가 무너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돌이켜보면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지하철을 탔을 때는 불편함보다는 생소함에서 오는 신기한 감정이 앞섰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서울 생활에 익숙해졌었나 보다.

언젠가부터 사람에 많다는 신기함보다는 짜증과 불편함이 먼저 느껴졌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적응을 해야 한다. 그것이 좋든 싫든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적응을 하고 싶지는 않다. 짜증 나는 게 당연한 일이고, 지하철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섞여서 집까지 가는 길에 불쾌함을 계속 느끼고 싶지는 않다.


 오늘 당신의 퇴근길은 어땠는지?

 퇴근시간 당신의 표정은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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