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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에이드 Jun 24. 2024

유튜브 프리미엄 해지하고 벌어진 일

꽤 오랫동안 구독했나 보다. 유튜브 광고가 이렇게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걸 보면 말이다. 이런저런 프로모션으로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가격과 타협하며 구독을 연장을 해 왔다. 구독을 안 헀으면 모를까 한번 들어간 이상 나오기가 그렇게 쉽지 않더라. 그렇게 유튜브 프리미엄이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나 보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해지했는지도 잘 몰랐다. 언뜻 구독료 인상에 대한 메일이 왔었나, 문자가 왔었나. 동의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날 유튜브에 들어갔더니 불편한 광고가 덕지덕지 도배된 환경을 만났다. 그때 알게 되었다. 오늘부터 1일이라는 것을. 유튜브 프리미엄 해지는 그렇게 찾아왔다. 



'이 가격에 도저히 구독할 수 없지.' 현재 국내 유튜브 프리미엄은 일반은 14,900원, 애플환경은 19,500원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을 잘 이용했던 것은 광고가 없고, 백그라운드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광고보다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이 기가 막히다. 음악도 듣고, 강의도 듣고, 숏츠도 보고... 아주 끼고 살았다. 운전을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일을 할 때도 음악과 강의를 재생했다. 밥을 먹을 때, 쉴 때는 숏츠나 예능, 영화리뷰를 당연히 틀어놓았다. 원래 유튜브는 필요한 것이 있을 때 네이버처럼 검색하는 차원에서 사용을 했더랬다. 그런데 지금은 알고리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뭐라도 보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돌아보면 무섭긴 하다.



내가 좋아서 필요해서 찾아보는 영상들과 있는 영상 무심히 클릭해서 찾아보는 영상은 차이가 있다. 그것은 궁금증도 호기심도 아니다. 그저 자극이고 도파민의 노예일 뿐. 어쨌든 그렇게 만난 후이바오, 루이바오는 왜 그렇게 귀여운지 남의 자식 자는 거, 먹는 거, 노는 거 보니라 시간 순삭을 경험했다. 



사실 지금도 우회 아이피와 해외 플랫폼에서 제시하는 가격에 혹 하긴 한다. 유튜브를 안 볼 수는 없기에 그 순기능에 호소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무분별했던 상황의 정리는 해지가 답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광고를 보면서도 감당할 수 있다. 분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끄는 것들에 대해서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나쁜 습관이라고 판단이 되면 끊어야 한다. 끊어내려면 불편하게 만들어야 하고...



나쁜 습관을 벗어나는 최고의 방법은 그 일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 행동에 관한 선택지가 없어질 때까지 마찰을 늘려라. -아주 작은 습관의 힘- 



그동안 무분별했다는 각성과 함께 접근 불편함으로 확실히 유튜브 접속이 줄어들었다. 솔직히 금단 현상으로 심심하고 그래서 만족스러운 상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싫은 상태도 아니다.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문득 삶에서 이런 부분들이 또 존재하지 않는지 살펴보게도 되고 나쁘지 않다. 



게리 켈러와 제이 파파산의 스테디셀러 <원씽>에 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서 말한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 성공은 극단도 아니고 중도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 저자는 이를 균형이 아닌 '중심 잡기'라고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을 성취하려면 중요한 것을 먼저 선택하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를 위해서 몰입, 집중을 하면서 균형이 깨어지지만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삶의 구석구석을 잘 알아야 한다. 



무게를 맞추는 삶을 살아라. 중요한 일을 맨 앞에 두고, 나머지 부분들은 기회가 닿는 대로 관심을 쏟아라. 훌륭한 삶이란 곧 다른 여러 부분의 무게를 맞추는 삶이다. -원씽- 



이번 일을 통해서 다시금 쉼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되었던 소진된 시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또 휴식과 학습의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 있었던 시간들도 있었다. 서칭 목적은 분명 학습이었는데 나올 때는 쇼츠지옥에 빠져서 20~30분을 써버리는 그런 것 말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쓸데없는 것에 무게를 크게 두고 있지 않았는지 삶을 리뷰해 본다. 반성이 일어나면 뭔가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지 않을까. 묘한 기대와 함께 적적함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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