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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에이드 Jun 30. 2024

녹아내리다 정신이 든 6월

유난히 더위에 약한 걸 알고 있다. 내리쬐는 강한 햇빛을 힘들어하는 인간. 6월인데 벌써부터 이러면 어쩌나. 오전에 일을 끝내고 나오면 펄펄 끓는 차를 타면서부터 어려운 마음이 올라온다. 숨이 막히고 덥다. 20분 정도 운전하고 집으로 귀가하는 길이 길게만 느껴진다. 보통 같으며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도서관으로 향했을 것이다. 하지만 뙤약볕 주차장에 뜨거운 차를 세우기도 싫고 걷기도 싫고 다시 그 뜨거운 차를 몰고 집에 오기도 싫다. 지쳐 녹아버린 내 모습을 설명할 길이 없다. 



그렇게 집에 오면 정신을 차릴 수 없이 누워있게 된다. '늙었나 봐.' 그리고 두려움. 아직 여름은 시작되지 않았는데 어쩌지. 기록적인 더위가 이렇게 한 인간의 삶을 늘어지게 한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다. 녹아있는 인간의 정신을 깨운 것은 강점 코칭이었다. 종로 여성 인력 개발 센터에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서 갤럽 강점 검사와 코칭을 받게 되었다. 그래도 정신 차려서 집중해서 나의 강점을 확인하고 나의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지친 몸을 일으킨다. 나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오해가 있었다. 익숙해져서 나에 대한 객관적인 생각이 불가하지 않았을까. 굳이 나에 대해 아는 것이 지금 내게 무슨 유익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이미 신청을 했는데도 이리 물음이 많다. 나에게 집중해서 코칭을 하는 사람이 있고 나라는 주제로 대화할 있는 3시간이 있다는 것에 의미와 깨달음이 있었다. 



1. 6월 한 달 내가 잘한 것은 무엇인가요.

일에 집중했고 나에도 집중했다. 



2.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녹아내린 체력이 아쉬웠다. 운동을 해도 기초체력 겨우 붙들고 사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나이질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덤벨을 든다. 힘들다고 자주 쉬었는데 그 쉬는 시간을 유튜브를 보면서 흘린 시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해지했으니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으려나 기대해 본다. 



3. 배우고 성장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원씽>을 읽으며 단 하나의 파워를 다시금 확인했다. 마지막 도미노를 쓰러뜨리려면 내가 지금 할 단 한 가지는 무엇일지 생각하고 해 봐야 한다. 할 수 있는 것을 주저 없이 하고 할 수 없는 일은 미련 없이 내려놓고 하나님의  섭리에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 아들의 학습 플랜을 하나같이 알고 있었다. 거리를 두니 아들은 자기 뜻대로 하다 말다 하지만 그래도 스스로 학습이 필요하다고 인정해야 느는 것이기에 이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4. 7월 나의 계획과 의도는 무엇인가요

여름 방학을 앞두고 아이들과의 시간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여름 방학 전에 쓰고 읽는 시간을 많이 넉넉히 두려고 한다. 체력 또한 미리 비축해야 한다. 지금 운동 시간을 2배 늘려서 오전, 오후 운동 두 번 나누어서 진행하려고 한다. 흡사 전쟁 전에 지력과 체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것처럼... 대비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9월이 되어 버릴 것이다. 



5. 6개월간 잘 된 일 3가지는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감사일기, 운동은 전반기 잘 자리 잡은 습관들이다. 1월에 3가지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이게 그렇게 대단할까 싶었는데 3줄의 기적을 느꼈다. 조급함이 사라지고 여백이 생기면서 삶을 돌아보는 태도가 나아진 것이 고무적이다. 스스로 운동하는 환경을 가져가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홈트가 불가능하다고 많은 실패 가운데 드디어 해냈다. 어떻게? 허리가 아프니깐 어쩔 수 없다. 울면서 움직여야 했다. 그렇게 빅씨스 유산소 운동 100일을 완성하고 근력을 하고 있다. 근력은 소미핏 미서원으로 하고 있는데 만족한다. 읽고 쓰기 또한 잘 이끌고 있는 습관이 되었다. 열심히 하는 사람들과의 연대로 습관을 만들 수 있는 큰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6. 무엇을 했더라면(안 했더라면) 더 만족스러울까요? 어떻게 하면 남은 6개월 하반기를 더 잘 보낼 수 있을까요.

수에 약하지만 목표를 수치화하는 설정을 해 보려고 한다. 만족감이라기보다는 나라고 생각했던 한정에서 좀 벗어나서 도전해 보는 행동들을 시도해보고 싶다. 어떤 넘어섬 앞에 멈칫하는 것,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의심등이 작동하기 전에 저질러 보는 것을 해 보고 싶다. 하반기는 기존에 잡혔던 루틴들을 더 단단하게 하면서 이것저것 분산되어 있던 욕망들을 하나로 수렴해 가보려고 한다. 버릴 건 버리고, 제할 것은 제하다 보면 보이는 것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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