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로 Aug 19. 2020

도대체 책을 왜 읽는가?

성장으로서의 책 읽기의 중요성

책을 좋아하고, 책을 통해 다양한 삶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분들을 위해 준비한 세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오늘의 글은 이 질문들을 통해 진행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 왜 책을 읽나요?

 어렸을 적 많은 시간 동안 의문이었던 질문이 한 가지 있습니다. '왜 책을 읽는가?' 우리는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 대한 중요성은 학습을 통해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마치 배가 고파 밥을 먹을 때는 수저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처럼 당연하게 그 중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수저를 사용해 밥을 먹어야 할까요? 손을 사용하면 안 되나요? 포크를 사용하면 안 되나요? 아니면 포카락(포크+숟가락)은 어떨까요? 네, 안 될 것 없습니다. 뭐가 되었든 밥만 잘 먹으면 됩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밥을 먹는데 가장 효율적이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식기가 수저일 뿐입니다. (*5첩 이상의 백반과 국물로 이루어진 한 상을 먹을 때를 상상해보시면 이해가 편하실 겁니다)


 자 그러면, 다시 원래의 의문으로 돌아와서. 질문을 조금 수정해 봅시다. '무엇을 위해 책을 읽을까요?' 이는 저마다 다른 대답이 나오기 일쑤입니다. 누군가는 '진리'라는 인류 본연의 고상한 목표를 이유로 제시할 것이고, 누군가는 '똑똑해지기 위해서'라는 현실적인 이유를 제시할 것입니다. 또한 누군가는 '저 친구가 많이 읽어서요'라고 답을 할 수도 있겠네요. 저마다 답은 다양하지만 그 목적은 감히 한 단어로 축약이 가능합니다.


'성장하기 위해서'


 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성장하는 방법 중 하나로서, 책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고 이를 추구하기 위해 책을 읽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 질문입니다.



두 번째 질문. 책은 성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말 효과적인가요?

 같은 논조의 반복이지만, 이 또한 우리는 학습적으로 효과적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의무교육을 받아온 입장에서, 어린 시절 키나 덩치가 커지는 것 이외에 정신적으로 가장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책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생각하실 것 없이, 교과서나 문제집을 책에 범주에 대입해보시면 됩니다. 많이 읽고, 효과적으로 읽은 친구의 성적이 대부분 전교권에서 놀곤 합니다. 이처럼, 성적(점수)을 올리는 데에 책 읽기가 효과적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서 '성적 외 부분의 정신적 성장'을 위해서도 책이 효과적일까요? 이를테면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 되는 데에, 이를테면 조금 더 여유로운 사람이 되는 데에, 이를테면 조금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데에 정도를 예시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숙하거나 여유롭거나 창의적인 것만을 측정하기 위한 수능 과목은 없기 때문에, 감히 이를 성적 외 부분이라고 명명하고자 합니다.


 제가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문학과 비문학을 구분하지 않고, 책은 성장을 위해서 필수적이며, 이는 본인의 상상력 수준의 저변 확대에서 기인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매일 다양한 경험들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경험일 뿐입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는 더 큰 경험을 어디선가 수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세계여행을 다닐 수도 없고, 다양한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본인의 나이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으며, 다양한 조직을 경험하기 위해 본인 마음대로 이곳저곳 소속을 옮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책을 통하면 '없지 않습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 전 세계 곳곳을 그곳에 사는 사람, 그곳을 깊이 체험한 사람의 입장이 되어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한층 더 깊숙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별과 나이의 구분 없이, 화자의 입장이 되어 다양한 경험을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책을 통해서 다양한 조직 또한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하루는 의사가 되었다가, 하루는 농부가 되어보기도, 또 하루는 우주비행사가 되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책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고, 이는 본인의 성장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세 번째 질문. 책을 '더' 효과적으로 읽는 방법이 있을까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는 제가 늘 해왔던 고민에서 기인합니다. 두 번째 질문에서 얻은 답을 기반으로 책을 최대한 많이 읽으려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따라 문학/비문학 가리지 않고 읽는 습관을 들이려 하고 있고, 최대한 많은 분야의 많은 책을 읽어보려 시도해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 게 과연 효과적인가?'


 일단, 책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이 질문에는 긍정적인 답변을 줄 수가 없습니다. 책은, 많이 읽는 것보다는 '효과적으로 읽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다독'입니다. 예를 들어, 너무나 좋은 책이 1권 애매한 책이 1권 있고 본인에게 2번 책을 읽을 기회가 있다면, 저는 주저 없이 좋은 책을 두 번 읽는 방법을 택할 것입니다. 이는 3번의 기회여도 마찬가지이며, 4번의 기회가 주어진 상황이 되어서야 잠시 동안 고민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독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속 현대인들의 기준에서는 효율적이지 '않을 수도'있습니다. 그 책이 사실 너무나 좋은 책이 아니었을 수도 있고, 그렇게 다독을 하느라 시간을 오히려 더 소모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텍스트를 반복해서 읽는 것은, 텍스트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피곤한 일입니다.) 저 또한, 이런 다독에 대한 아쉬움에 직면했고, 다독만으로는 모자라 추가적인 방법을 찾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로 찾은 방법은 '메모/요약/밑줄'입니다. 이는, 사실 많은 분들이 이미 하고 있는 방법이라, 길게 설명은 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가 중요한 부분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표시를 합니다. (*TIP: 저는 플래그를 주로 활용합니다) 표시와 더불어서 중간중간 메모를 남기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감상은 기록되지 않으면 언젠가 날아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는 본인 스스로 책에 대한 느낌을 정리하고, 이를 기록합니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같은 매체를 활용해서 효과적으로 기록할 수 있습니다 (#북스타그램 @pasible_)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독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면 '필사'라는 방법을 활용하실 수도 있는데, 이는 너무 심화 버전이니 다음에 다시 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마지막으로 찾은 방법은 '독서모임(토론)'입니다. 한 권의 책을 그야말로 씹어먹고 싶을 때, 이런 강렬한 욕망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씹어먹는 걸 눈앞에서 같이 먹으면서 보고 싶을 때(먹방을 보면서 밥을 먹으면 조금 더 맛있어지곤 하죠), 한 책의 핵심을 가능한 한 최대한의 기간 동안 잊지 않고 싶을 때, 등등... 독서모임은 언제나 최상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네, 제가 지난달부터 독서모임을 시작한 이유는 위와 같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책들의 내용이 기억이 제대로 안 났을 때의 당혹감, 작가 이름이나 책에 대한 나의 감정은 기억이 나지만 그 이상의 말을 할 수 없었을 때의 황당함 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현재 속해있는 독서모임은 이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아주 적절한 곳입니다.


 사실 독서모임은 이미 많습니다. 하지만 독서모임으로 성장의 목적을 추구할 때 살펴봐야 하는 점은 주목적이 '책'에 있는지 여부입니다. 가끔은 사교와 책이 병치되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이는 제가 결코 바라는 방향이 아닙니다. 하지만, 물론 무조건 잘못된 방향은 아닙니다. 책이 어디까지나 주된 목적 중에 하나로 있다면요. 그 이후에는 그 모임을 주도하는 구성원들의 성향에 좌우되기 나름입니다. 이 측면에서 저는 책을 1 목적으로 가진 모임에 참여해왔고, 저 또한 사교는 늘 2 목적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다만, 책 보다 앞서지 않게끔 주의는 늘 기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7g project 첫 번째 글로, 세 가지 질문을 통해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이렇게 4천 자 이상의 긴 글은 늘 한 줄 요약이 필요합니다. 자, 요약과 마무리 멘트를 동시에 해보겠습니다. '우리 모두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책을 효과적으로 읽고, 조금 더 성장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