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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로 Sep 12. 2020

책을 통해 얻었던, 공감과 치유의 순간들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이 다가오는 지금즈음 읽으면 좋은 책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_ 박준


 삶을 살아가는 도중에 예상을 했지만, 기어코 겪고야 말았던 어려움 속에서 한 번. 그 어려움을 벗어나 새로운 시련을 맞이했을 때 또 한 번. 두 번 저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책입니다. 박준 님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라는 시집을 쓰신 시인으로 더 잘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시에서 쓰인 함축미를 이 산문집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맨 처음에 이 책을 읽었던 때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스트레스로 머릿속을 가득 채운 어느 가을날, 계절을 만끽하지도 못한 채 혼자 카페 구석자리에 앉아 무작정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인가 도피할 대상이 필요했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고, 동네 카페에 오는 것 이상의 행동을 할 마음의 여유 또한 존재치 않은 시기였습니다. 단순히 '책이 예쁘다 그리고 이름을 들어본 작가의 글이다'라는 이유로 산 책은, 필연이었던 것처럼 저의 저녁과 함께 저에게 녹아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생각을 정리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황은 바뀌었지만 고민의 강도는 동일했던 재독의 때. 이전에 상황에서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가며 다시금 그때의 필연을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살아있다는 느낌이 희미했던 시간은 어느새 흘러갔고, 활발해진 맥박과 함께 성장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생각은 이윽고 긍정에 이르렀습니다. 조금 더 힘내서 전진해나가되, 가끔은 이런 좋은 글들과 함께 쉬어가보자,라고 말입니다. 책의 제목처럼,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감정적 해소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책 속 인상 깊었던 구절들 일부


63p

 독주를 각자 한 병씩 비워갈 무렵, 한참을 침묵하고 있던 선생님이 말을 시작했다.

 "사는 게 낯설지? 또 힘들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야.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삶이 나를 가만두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을 못살게 굴거나 심하게 다그치는 일은 잘 하지 않게 돼."


89p

 사랑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명확하지 않다. 연애를 처음 시작한 날을 기억하고 백 일, 1주년 기념할 수는 있지만 처음 시작된 날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연애는 상대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자라나 있을 때 시작되는 것이므로 연애의 시작은 사랑의 시작보다 늘 한발 늦다.

 이별의 경우라면 이야기는 더 복잡해진다. 사랑의 감정이 모두 끝났는데도 이별하지 못하고 연애를 이어가는 경우도 많고 이와 반대로 사랑이 끝나지 않은 채 이별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만 사랑의 시작과 끝에는 어떤 징후들이 감지되는데 그것은 소설 속 문장처럼 "지극히 하찮은, 혹은 시시한 데서부터 시작"된다.


148p

 어느 모임의 저녁 자리에서 연세가 지긋한 한 분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 "제가 잘은 모르지만 한창 힘들 때겠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거든요. 사랑이든 진로든 경제적 문제든 어느 한 가지쯤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지요. 아니면 모든 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거나. 그런데 나이를 한참 먹다가 생각한 것인데 원래 삶은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겠더라고요. 다만 점점 내 마음에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나이 먹는 일 생각보다 괜찮아요. 준이 씨도 걱정하지 말고 어서 나이 드세요." 충격이었다. 자신의 과거를 후회로 채워둔 사람과 무엇을 이루었든 이루지 못했든 간에 어느 한 시절 후회 없이 살아냈던 사람의 말을 이렇게 달랐다.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며, 처음으로 장편 소설의 재미를 알려준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저는 한국에 출간된 그의 모든 '소설'은 다 소장하고 있으며, 신간은 출시되는 대로 무의식적으로 사서 꼭 완독하는 편입니다. 이 책은 그의 대표작들 중 하나인데, 과거에는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졌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원제목인 노르웨이의 숲과 달리, 한국판의 제목이 다른 데에는 재밌는 이유가 있습니다. 초기에 해적판 그리고 정식 출간 절차를 통해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원 제로 해당 책은 이미 출시가 된 상태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슨 문제에서인지 일본이나 다른 국가의 판매량만큼의 베스트셀러가 되진 않았었고, 결국 한 출판사에서 '상실의 시대'로 제목을 변경해 새로운 역자 분과 함께 재출간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이 책은 순식간의 베스트셀러, 그 후에는 스테디셀러인 작품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상실의 시대'라는 이름이 '노르웨이의 숲'보다 더 익숙한 것과 '나이 듦'이 비례하는 개념인 것 같아 살짝 안타깝지만,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20대 초반에 1독, 중반에 1~2독, 올해 1독으로 총 3~4독을 달성한 책입니다. 추가적으로, 6월부터 필사를 진행해오고 있는 책이기도 한데, 하루키 특유의 쿨한 문체를 조금이나마 닮아가고 싶은 나의 작은 욕망에서 발한 행동인 것 같습니다. 지난달에는 현재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다루기까지 해서, 이제는 책 속 내용들을 이제는 다시 잊어버리지 않을 만큼 되새겨 볼 수 있었습니다. 독서모임을 진행하며 느낀 점은 생각보다 이 책이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는 점입니다. 적극적인 성행위 묘사, 등장인물들의 일부 행동들에 대한 불쾌함, 수많은(하지만 양적으로만 표현하기엔 아쉬운) 죽음을 다루는 것 등. 불호가 될 만한 요소는 충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하루키는 '불호'를 만들어 내기 위해 그런 요소를 집어넣었다기보다는, 소설의 '의미'를 더욱 고취하기 위해 그런 것들을 활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적극적인 성행위의 묘사는 당시 시대상에 반발하는 마음에서 개인주의를 강조하기 하나의 수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남녀관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개인주의적인 행동 중의 하나가 그것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측면에서 등장인물들의 불쾌함도 이해의 여지에 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소설 자체가 '인간의 상실(죽음) 그리고 삶'을 메인 주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큰 주제를 강조하기 위한 과정에서 많은 죽음을 다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소설적 도구로서 죽음을 다루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이 또한 전체적인 관점에서 소설을 바라본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소설의 요소들이 몇 번의 재독과 독서토론을 나누면서 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노르웨이의 숲은 표면상으로는 연애소설을 다루고 있지만, 내부는 성장소설의 플롯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다루고 있는 주제는 한 인간의 성장뿐 아니라 삶, 인간관계, 사랑의 목적 등 누구나 삶의 과정에서 한 번쯤 고민해봤을법한 다양한 요소들을 다룹니다. 이에 따라, 이러한 주제에 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권유하고 싶습니다.


 번외로, 여자친구가 '나 얼마나 사랑해?'라는 무서운 질문을 할 때의 모범답안이 필요한 남성분들이라면 주저 없이 책을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책 속 인상 깊었던 구절들 일부


上 권


68p

 책을 몇 번씩 되풀이해 읽은 후에 가끔씩 눈을 감은 채 책 냄새를 가슴속으로 빨아들였다. 책 냄새를 맡으며 책갈피에 손을 대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기분을 맛볼 수 있었다.


73p

 나는 그런 그의 내면에 있는 이율배반성을 처음부터 명백히 느끼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째서 그의 그런 면이 보이지 않는 건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그 나름의 지옥을 부둥켜안고 살고 있는 것이다.


116p

 "고독을 좋아하는 인간이란 없는 법이야. 억지로 친구를 만들지 않을 뿐이지. 그런 짓을 해봐야 실망할 뿐이거든."


129p

 "약간. 수면 부족인가 봐. 좀 바빴거든. 하지만 괜찮아, 신경 쓰지 마. (...) 많이 기다렸어?"

 "뭐, 괜찮아. 난 시간이 남아도는 인간이니까."

 "그렇게 한가해?"

 "내 시간을 조금 줘서, 그 속에서 미도리를 잠자게 해줬으면 싶을 정도야."

 미도리는 턱을 괸 채 생긋 웃고는 내 얼굴을 보았다. "자긴, 참 친절해."


166p

 "(...) '알았어, 미도리. 내가 잘못했어. 네가 곧 딸기 쇼트케이크가 먹고 싶지 않게 되기라는 것쯤은 짐작했어야 했는데, 내가 당나귀 똥만큼이나 바보스럽고 둔했어. 사과할 겸 다시 한번 다른 걸 사다 줄게. 뭐가 좋아? 초콜릿 무스, 아니면 치즈 케이크?'"

 "그러면 어떻게 되지?

 "난, 상대에게 받은 그만큼 그를 사랑하는 거야."


198p

 시계가 똑딱똑딱 메마른 소리를 내면서 시간을 쫓고 있었다.

下 권


131p

 그때 그녀가 일으킨 내 마음의 떨림이 과연 무엇이었는가를 이해했다. (...) 하쓰미 씨가 뒤흔들어놓은 것은 내 안에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나 자신의 일부'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거의 울어버릴 것 같은 슬픔을 느꼈다.


168~169p

 "아주 사랑스러워, 미도리." 하고 나는 고쳐 말했다.

 "아주라니 얼마만큼?"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말라비틀어질 만큼 사랑스러워." (...)

 "봄날의 곰만큼 좋아" (...) "봄날의 들판을 네가 혼자 거닐고 있으면 말이지, 저쪽에서 벨벳 같은 털을 가진, 눈이 또랑또랑한 귀여운 새끼 곰이 다가오는 거야. 그리고 네게 이러는 거야. '안녕하세요, 아가씨. 나와 함께 뒹굴기 놀이 안 할래요?'라고 말이야. 그래서 너와 새끼 곰은 부둥켜안고 클로버가 무성한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온종일 노는 거야. 어때, 멋지지?"

 "정말 멋져."


186p

 "자기 자신을 동정하지 마."라고 그가 말했다. "자신을 동정하는 건 비열한 인간이나 하는 짓이야."


206~207p

 "인생이란 비스킷 통이라고 생각하면 돼."(...)

 "비스킷 통에 여러 가지 비스킷이 가득 들어 있는데, 거기엔 좋아하는 것도 있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만 자꾸 먹어버리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거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통이라고."


그 사이 p

 "내 헤어스타일 괜찮아?"

 "굉장히 좋아."

 "얼마나 좋아?"라고 미도리가 다시 물었다.

 "온 세계의 숲에 있는 나무가 다 쓰러질 만큼 멋져."라고 나는 대답했다.


230~231p

 "그 쓸데없는 우산 같은 건 어디다 좀 치우고 두 팔로 좀 더 꼭 안아줘."라고 미도리가 말했다.

 "우산을 쓰지 않으면 흠뻑 젖어버릴 텐데?"

 "괜찮아. 까짓것, 아무러면 어때.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저 안기고 싶어. 나, 두 달 동안이나 참아온걸."


232~3p

 "네가 입고 있는 건 뭐든지 좋고, 네가 하는 일도, 말하는 것도, 걸음걸이도, 술 주정도, 무엇이든 좋아해."

 "정말 이대로 좋아?"

 "어떻게 바뀌는 게 좋은 건지 모르겠으니까 그대로가 좋아."

 "얼마만큼 날 좋아해?"라고 미도리가 물었다.

 "온 세계 정글 속의 호랑이가 모두 녹아 버터가 되어버릴 만큼 좋아해."라고 나는 말했다.

 "흠." 하고 미도리는 조금은 만족한 듯이 말했다. "한 번 더 안아줄래?"


241p

 날씨 좋은 날 아름다운 호수에 보트를 띄우면 호수도 아름답지만 하늘도 아름답다는 것과 다를 게 없어. 그런 식으로 고민하지 마. 내버려 둬도 만사는 흘러가야 할 방향으로 흘러가고,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사람은 상처 입을 땐 어쩔 수 없이 상처를 입기 마련이야.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_이석원


 언니네 이발관의 보컬 그리고 '보통의 존재'라는 산문집으로 알려진 이석원 님은 저에게 있어 의미가 가득한 분입니다. 그의 산문집들 속에서 체득한 인간관계 그리고 사랑의 있어서의 여러 깨달음들은 나를 단련시켜 주었습니다. 책 속 문장들을 외워서 일상 속에서 써먹기까지 할 정도이니, 그 효용성은 이로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TMI: 대화 중 문장 인용할 때, 어떤 책에서 나온 구절인지 꼭 덧붙이곤 한다. 남의 말을 자기가 한 말처럼 하는 거 정말 멋없다고 생각합니다) '보통의 존재'는 필자가 3독을 하고, 3권의 똑같은 책을 살 만큼(슬픈 스토리가 있긴 합니다만) 인상 깊은 책이고, 비교적 최근에 나온 산문집은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또한 그이 버금가는 감상을 주는 책입니다. 책을 읽을 때 플래그를 통해 표시하며 인상 깊은 부분들을 표시하곤 하는데, 이석원 님의 산문집은 저에게 항상 플래그의 부족함을 유발하곤 합니다. 인간관계, 삶, 부모님, 신체적 아픔 등의 주제들에 작가의 감정을 녹여서 빚어낸 하나하나의 글들은 보통의 존재에 이어 저에게 또 다른 일상이 될 것만 같습니다.



책 속 인상 깊었던 구절들 일부


32p "내가 너를 안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본 너는 그랬어." (조심스러운 공감 및 이해의 예시)


39p 뭔가를 소중히 여기는 동안엔 / 너 또한 소중한 무엇이 되어 있다는 걸


56p "좋아 보여요. 하고 싶은 것 하며 사는 모습이." " 그냥 하기 싫은 걸 안 하는 것뿐이에요." (카모메 식당 中)


66p 사람이 책임을 질 수 없는 대상에게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감은 애초부터 그걸 소유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이유에 관하여)


69p '뭐든 할 수 있어'보다는 '좀 못해도 괜찮아'가 마음의 건강에는 더 좋다는 말씀이신 거죠?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말의 위험성)


119p 상처라는 게, 세월이 흐르면 그걸 준 사람뿐만이 아니라 받은 사람의 책임도 되더라. 누구 때문이든 그 상처를 딛고 내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일부 개인적인 문제'에 한한 것이고 부모와 자식 간이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139p 후배는 자신을 좋아하는 대가로 상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뭔가를 포기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것이 사랑의 증명이라고 믿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그 증명을 상대방만 해야 하는지? 나의 욕심과 상대의 욕심이 충돌할 때, 결국엔 양보하고 이해하는 쪽이 더 사랑하는 거라면 내가 더 사랑하면 안 되는 걸까? 그럼 손해가 되는 걸까?


144p 하, 이 녀석. 진짜로 좋아하고 있나 보다. 누가 누굴 만날 때 갖고 싶어지는 게 아니라 배우고 싶고 닮고 싶어진다면, 소유욕과 질투가 아닌 존경과 존중하는 마음이 그의 내면을 채우게 된다면 그게 달리 무엇을 뜻하겠는가.


147p 흔히 관계라는 건 헤어지고, 버림받고 나서야 얻게 되는 온갖 깨달음들을 엉뚱하게도 다음 사람에게 베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 두 사람은 관계를 지속시켜가는 중에 이처럼 각자 자신을 성장시켜가며 본인의 성숙이 관계 자체의 성숙으로도 이어지니, 그야말로 완벽할 정도로 건강한 사랑이 아닐는지.


151p 그래도 너무 슬퍼진 마. (...) 그리고 그럴 땐 반드시 / 상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게 해. / 안 그럼 너도 해줘야 하거든. 정말 슬픈 건 그거거든(사랑 없는 연애를 할 때)


153p 그 사람의 배경이나 졸업장 따위가 사랑의 계기가 된들, 이른바 조건이라는 것도 그 사람의 일부일 텐데 그게 과연 그 사람과 완전히 분리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거든요.


173p 감정의 완전한 소멸은 / 헤어짐으로써 가 아닌 / 다시 만남으로써 이루어지더라.


185p 내 생일의 진짜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엄마라는걸, 정작 미역국을 먹고 축하와 선물을 두고두고 고생했다 치하를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저분이라는걸.


205p 있지, 남을 줄기차게 의심하는 것도 학대거든. 그것도 아주 엄청난 학대.


359p 일상의 번민과 즐거움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마치 밤과 낮처럼 번갈아 다가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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