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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Mar 03. 2022

그림 그리고 싶다

그림일기 #1

그림을 그리는 일은 인간의 기본 욕구다. 음치여도 노래방에서 노래를 르듯, 그림도 마구 그려야 한다. 글도 마구 써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디로든 가겠지. 잘하고 싶은 마음이  보이려는 욕심으로 변하지 말아야 한다. 못해도 된다. 못나도 된다. 그냥  쓰고, 그냥 그리고, 그냥 노래 부르며 살면 된다. 그냥 그렇게 살면 된다. 서두가 장황하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데, 손과 마음이 따로 논다. 손으로 익히는 일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일들이 그렇지만 그림도 운동 같다. 글 쓰는 일과 같다. 그림도 타고난 재능 같은  없으니. 기대는 없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무념무상의 순간들이 있다. 일명  때리기. 그냥 멈추는 시간이 우리들에게 필요하다. 이것과는 결이 다른  차원 높은 경지는 몰입이다. 몰입은 다른 차원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사람마다 이런 순간이 있다. 나에게 그림 그리는 일은 멍 때리기와 몰입의 어디쯤에 있다.


고등학교 시절 시험이 끝나면 만화방으로 달려갔다. 만화책  상으로  들어갔다. 만화 속의 주인공들은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좋아하는 주인공그릴  행복했다. 완벽히 똑같이 그릴 수는 없었지만 비슷하게 그리고 나서의 희열을 잊지 못한다. 뿌듯함이 가슴에 가득했다.  경험은 가슴 한편에 꼭꼭 어 있었나 보다. 어른이 되어서도 미련을 못 버리고 있다. 사실, 그림 그리는 재능(?)도 애매한 수준이었고, 공부도 애매했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애매한 것들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뭐, 나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뭐!’ 낙서면 어떠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면 그만이다.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모방의 끝은 언젠가 나에게도 있겠지


오늘도   (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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