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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May 08. 2023

알쏭달쏭 우리말(66)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 라면이 불기 전에와 물을 길러     


   ♣ 라면이 붇기 전에


 요즘은 밥보다도 라면을 더 즐기는 사람이 꽤 많은 것 같다. 라면을 즐기게 된 이유는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바쁘고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 가장 간단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라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라면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라면을 끓인 후 가장 적당한 시간에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다시 말해서 라면이 불기 전에 먹어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라면이 불기 전에는 틀린 말이다. 붇기 전에로 바르게 고쳐 써야 맞는 말이다.      

 

그럼 왜 붇기 전에가 맞는 것일까?     


어떤 것이 '물에 젖어 부피가 커지다' 라는 뜻의 단어는 '불다'가 아니라 '붇다'이기 때문이다. '체중이 분다'에서처럼 '분량 · 수효가 늘어나다'의 뜻으로도 쓰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붇다' 역시 ’ㄷ 불규칙 용언‘이다. '붇+기' 의 형태인데 뒤에 자음이 오므로 ’ㄷ’이 ‘ㄹ’로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붇기'로 써야 한다.      


따라서 모음이 연결되면 '불어, 불으니, 불면'처럼 활용되는 것이다. 이처럼 활용되는 낱말로는 '듣다, 싣다, 일컫다 묻다(問), 걷다(步)' 등이 있다.     



♣ 물을 길러     


'샘 따위에서 물을 떠내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는 '길다'가 아니라 '이며 불규칙 용언이다.    

  

이 용언은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말과 결합할 때는 어간의 ’ㄷ‘이 ’ㄹ‘로 바뀐다.      


'긷다'의 경우 '길어, 길으면, 길어서, 길으니' 처럼 활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으러' 형태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ㄷ’이 ‘ㄹ’로 변해 '길으러'가 되기 때문에 길으러가 맞는 표기인 것이다.      



 ◆ ‘~량(量)’과 ‘~양(量)’     


'양을 세거나 잴 수 있는 분량 또는 수량'을 나타내는 한자 '헤아릴 량(量)’의 표기 원칙에 대해 혼동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게 현실이라  하겠다.  

   

그리고 ‘량(量)'이 홀로 쓰이거나 말의 첫머리에 올 때 두음법칙이 적용돼 '양'으로 쓰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즉, '양(量)이 많다. 양껏(量-), 양산(量産), 양자(量子), 양형(量刑) 등이 그 예라 하겠다.     


그런데 이 양(量)이 어떤 말의 뒤에 붙어 쓰일 때는 어떻게 될까?      


그럴 경우 모두 '~량'으로 적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리라 본다.   

   

그러나 '량(量)'은 어떤 말 뒤에 붙어 하나의 단어가 됐을 때 앞말이 한자어이면 '량’으로 적어야 하며 우리 고유어나 외래어일 때는 '양'이 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또한 이것은 ‘~란(欄)’과 ‘~난(欄)’을 구별하는 규칙과 비슷한 경우라 하겠다.      


즉, 가사량(家事量), 감소량(減少量), 거래량(去來量), 노동량(勞動量), 작업량(作) 등에서처럼 '양(量)'이 한자어 다음에 따라올 때는 별개의 단어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고 원래의 한자음대로 읽어 '량'으로 적게 되는 것이다.   

   

반면 '구름양(量), 벡터양(vector量), 허파숨 양(量)' 등에서처럼 고유어나 외래어 뒤에 올 경우는 한자어 형태소 '~量'은 별개의 단어로 인식되므로 두음법칙을 적용해 '양'으로 적게 되는 것이다.          



◆ '숫소‘와 ’숫놈‘     


암수 구별을 할 때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 ’수'와 '숫' 중 '숫'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숫양, 숫염소, 숫쥐' 세 낱말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모두 ‘숫’이 아닌 '수'로 적는 것이 원칙이다.      


 '수소, 수, 수산양, 수들쥐, 수사자, 수벌' 등이 그 예라 하겠다.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 '수'는 원래 '숳'이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그 자취가 남아 수탉, 수캐 등에서처럼 '수' 다음에 오는 말이 거센소리로 발음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표준어 규정에는 '수' 다음에 거센소리를 쓰는 단어들을 정해 놓았다.      


즉, '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탉, 수탕나귀, 수퇘지, 수평아리'라 하겠다.  이런 경우엔 접두사 '암~'이 결합하여 ‘암캉아지, 암캐, 암컷, 암탉, 암탕나귀, 암퇘지, 암평아리'도 마찬가지이다.      


참고로 '숫'일부 명사 앞에 붙어 '더럽혀지지 않아 깨끗한'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로도 쓰이고 있다.      


즉, 숫눈, 숫백성, 숫사람, 숫처녀, 숫총각 등이 그와 같은 예라 하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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