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우리말(12)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 ‘머지않아’와 ‘멀지않아’
가난에 묻혀 내일의 꿈을 잃은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 그들에게도 교육과 복지의 기회를 주자는 'We Start (스타트)' 운동이 시작된 지 오래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서지 않으면 '머지않아‘ 미래의 희망을 지켜주지 못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머지않아'는 '머지않다'의 부사어로 '시간적으로 오래 걸리지 않아'라는 의미로 쓰인다. 이와 비슷한 형태로 '멀다'에 '않아'가 붙어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지 않다'는 의미로 쓰이는 '멀지 않아'가 있다.
이 두 가지 낱말은 상황에 따라 구별해서 써야 하는 말임에도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음에 예시한 문장을 살펴 보기로 하자.
- 최고 부자들이 산다는 강남에서 그리 ’머잖은‘ 곳에도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달동네가 있다.
- 내가 사는 동네에서 대학병원은 거리가 ’머않아‘ 걸어서 갈 수도 있다.
위의 예시한 문장에서 '머잖아'는 모두 잘못 쓰인 예라 하겠다. 이들 문장의 뜻이 모두 '거리가 가까운 곳'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멀지 않아'로 써야 바른 표기가 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는 ’멀지 않아‘를 바르게 쓴 문장이라 하겠다.
- 최고 부자들이 산다는 강남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도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달동네가 있다.
- 내가 사는 동네에서 대학병원은 거리가 ’멀지 않아‘ 걸어서 갈 수도 있다.
즉 '머지않아'는 시간적 개념을, '멀지 않아'는 공간적 개념을 나타낼 때 쓴다고 이해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다만 '머지않아’는 한 단어이기 때문에 붙여 쓰는 것이 원책이다. 그러나 '멀지 않아'는 두 개의 낱말이기 때문에 띄어 쓰는 것이 맞는다.
◆ ‘남사스럽다’(?)
살아가다 보면 가끔 자신도 모르게 실수를 하여 얼굴이 화끈거렸던 경험을 하게 된다. 급히 출근을 서두르다 보면 와이셔츠나 남방의 단추를 잘못 채워 옷매무새가 꼴불견이 되었던 일,
또한 한껏 멋을 내긴 했지만 급해서 바지 지퍼를 채우지 못하고 다니다가 주변 사람들이 낄낄거리며 웃는 모습을 보고 난 뒤에야 겨우 알아차렸을 때도 매우 민망하고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럴 경우 흔히 '남사스럽다', '남새스럽다' '남우사스럽다' '남살스럽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 네 가지는 모두 표준말이 아니다. 정확히 '남세스럽다' 가 맞는 말이다.
‘남세스럽다’는 ‘남에게 조롱이나 비웃음을 받을 만한 데가 있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 ‘남세스럽다’는 말의 뜻은 우선 '우세'란 말에서 비롯된 말이다.
‘우세’란 말의 뜻은 '부끄러움, 조롱, 비웃음을 받음'의 의미를 지닌 순우리말이다. 이 ‘우세’란 말에 '다른 사람'을 나타내는 '남'이 붙어 '남우세'가 된 뒤 '그러한 느낌이 들다' 뜻의 접미사 '~스럽다'가 연결된 것이다.
‘우세’에서 보듯 '남세스럽다'가 본딧말이며 준말 형태로 ‘남세스럽다'를 사용한다.
다시 말해서 ’다 큰 처녀가 허연 종아리를 다 내놓고 나다니 남세스럽지도 않은가?‘ 처럼 잘못된 행동이나 옷차림으로 다른 사람에게서 창피나 망신을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계(警戒)의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