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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May 28. 2023

알쏭달쏭 우리말(71)

[혼동하기 쉬운 우리말]

 ◆ 고즈너기와 고즈넉이     


   다음은 누구나 어린 시절에 즐겨 불렀던 동요 기러기의 2절을 적어 놓은 노랫말이다.    

  

   ♬ 명경같이 맑고 푸른 가을 하늘에 

      등불가에 젖은 달빛 고즈너기‘ 내릴 제 

      줄지어 가는 기러기 떼야

      서리내린 저녁 길에 어딜 찾아가느냐 ♬       


위의 노랫말 중간에 고즈너기란 낱말이 나온다. 그런데 ’고즈넉히‘라고 쓰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고즈너기‘’고즈넉히‘ 중 어떤 말이 맞는 말일까?      


정확하게 말하면 둘 다 틀린 말이다. 고즈넉이가 맞는 말이다.    

  

고즈넉이란 한적하고 아늑하게란 뜻을 가진 부사이다.      


예 문 >     


* 등불가에 달빛이 ’고즈넉이‘ 내리고 있었다.     

 

* 그 노인은 지팡이로 두어 번 물을 휘저어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무거운 몸을 고즈넉이 일으키고 있었다.      


* 오랜 시간 그 자리에 가만히 고즈넉이 앉아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 현재 우리들은 아무 생각없이 마음을 고즈넉이 가라앉히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 뻐꾸기와 뻐꾹이     


  뻐꾸기는 왜 뻐꾹이라고 적지 않고 ’뻐꾸기라고 적는 것일까?     


 한글맞춤법에 따르면 '~하다'나 '~거리다'가 붙는 어근에 '~'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혀 적기로 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꿀꿀' '오뚝' '쌕쌕(제트기)' 등, 원래 형태를 그대로 살려주기로 한 것이다.     


   보 기 >


   꿀꿀거리다 → 꿀꿀이눈 깜짝하다 → 눈깜짝이 


   삐죽하다 → 삐죽이살살거리다살살이 


   쌕쌕거리다 → 쌕쌕이 오뚝하다→ 오뚝이

 

   푸석하다 → 푸석이 홀쭉하다→ 홀쭉이 등.    

 

 그러나 '~하다''~거리다'가 붙을 수 없는 어근에 '~이'나 다른 모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가 붙어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     


  보 기 >     


개구리귀뚜라미기러기깍두기꽹과리날라리누더기두드러기딱따구리매미부스러기뻐꾸기얼루기 등이 그것들이다.     


단, 위의 <보기>'깍두기' '부스러기' 등은 '깍둑하다''부스럭거리다'로 말이 되지만 그 뜻으로 볼 때 꼭 여기에서 온 말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깍둑이' '부스럭이'로 적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뻐꾸기, 꾀꼬리, 개구리와 같은 이름은 각각 그 동물이 내는 소리와 깊은 관련이 있다(뻐꾹, 꾀꼴 개굴)     


 또 '제트기'를 속되게 이르는 말인 '쌕쌕이’나 식욕이 심한 사람을 돼지에 비유해 이르는 말인 '꿀꿀이'도 그 물체나 동물이 내는 소리인 '쌕쌕' '꿀꿀'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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