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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밖에 살 수 없다.

늘 이게 마지막이다.

by 보요




오늘 나는 마지막 오늘을 잘 보냈다. 무슨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왠지 마음이 편안했다. 햇빛이 내 어깨 위에 살짝 내려앉는 것도 느끼고, 그릇에 담긴 밥을 천천히 씹어 넘기고, 누군가의 말에 웃음이 날 정도면, 그걸로 오늘은 충분했다는 마음이 들었다.


살다 보면, ‘충분함’이 어떤 느낌인지 잊고 살게 된다. 늘 더 나은 무언가를 향해 발끝을 들고,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기를 바라면서, 지금 이 순간을 흘려보내곤 하는 듯.


오늘은 내가 살 수 있는 시간이 딱 오늘뿐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책갈피를 꽂아놓은 마지막 장처럼, 오늘이 내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일 수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운이 좋게도 한 번밖에 살 수 없다.

이게 늘 마지막이다.



2025.07.08 새벽 1:30

마지막 오늘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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