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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준영 Jun 12. 2021

덕후가 인정하는 덕기 충만

<볼로냐 붉은 길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나와 같은 취향과 기호, 감성을 공유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 괜히 기분 좋고 반가운 마음이 드는 건 분야를 막론하고 덕후들이 덕질에 빠져들게 만드는 큰 자양분 중 하나다. Italophile도 일종의 덕질일 수 있으니 Italophile의 한 사람으로 같은 성향을 가진 누군가의 이 나라 문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발견하게 되면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그런 면에서 이탈리아를 집중적으로 다룬 수 많은 국내 저자들의 여행기, 인문-예술서적들 가운데 이 책만큼 Italophile의 덕기가 충만한 책은 못 본 것 같다. 그 덕분에 내게는 정말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나에게 이탈리아 문화의 가장 큰 매력을 한 마디로 말해보라고 묻는다면 다채로운 "지역성/지방색"이라 답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볼로냐-에밀리아의 음식문화에 흠뻑 매료된 끝에 나와 똑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 분이다.


 이분의 사랑은 볼로냐-에밀리아고 나의 사랑은 피렌체-토스카나라는 점, 이분은 요리라는 창을 통해 Italophile에 이르렀고 나는 역사 공부를 하다 그렇게 된 거지만 뭐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이 분만큼 깊이 겪어 보진 못했지만 내가 느낀 볼로냐도 이책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비록 팩트의 오류가 몇 군데 눈에 띄긴 하나(음식문화에 관한 부분에선 없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잘못된 정보, 이탈리아어 철자/발음 표기 오류 등이 약간 있음) 이탈리아 문화에 호감과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을 오랫만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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