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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dia Youn Dec 29. 2023

나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삶을 위하여

 나는 핸드폰 안의 사진첩을 잘 둘러보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진을 보면서 지나간 과거의 추억을 곱씹는 것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는 물리적인 이유이다. 나의 부주의한 성격 탓에 핸드폰을 자주 고장 내거나 잃어버려서 기기를 몇 번이나 바꿨다. 그래서 사진첩에는 거의 최근의 사진들 밖에 남아있질 않다. 물론 SNS에 업로드했던 사진들을 보면 되지만, 올려놨던 사진들이 또 너무 많기 때문에 귀찮아서 잘 보지 않게 된다. 두 번째로는 정신적인 이유인데, 지나간 추억에 대해 너무 깊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서이다. 사진첩의 사진은 거의 대부분의 사진들이 행복했던 날들의 사진일 것이다. SNS에 올렸던 사진이라면 더더욱. 그렇기 때문에 좋았던 과거의 사진을 보면서 괜스레 감성에 젖기가 싫었던 것 같다.


 사진을 둘러보면서 감성에 젖기 싫었던 이유는 인생이 항상 최고의 순간일 수만은 없어서이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바라보는 평범한 날의 비참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슬프거나 우울했던 날에는 더더욱 행복한 과거를 들춰서 허망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고, 행복했던 날에는 딱히 예전의 사진들을 둘러볼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사진들을 둘러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려놨던 사진들을 쭉 다시 보았다. 나는 원래 사진을 찍고 올리기를 좋아해서 카카오톡 프로필과 배경에만 1100장이 넘는 사진이 올라가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2400개가 넘는 게시물을 올렸으니, 사진이 너무 많아서 귀찮아서 보질 못하겠다는 말이 이해가 될 법도 하지 않은가. 아무튼 1100장의 사진을 둘러보는데, ‘나, 참 행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돈을 모아서 이곳저곳 세계 여행 다니기를 좋아했고, 20대 중후반에는 여러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그때를 지나오면서 경험한 내 생의 최고의 기억들이 사진 속에 다 담겨 있었다.


 요즘에는 사진을 예전만큼 사진을 자주 찍지 않는다. 특히 셀카를 찍는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나이가 들면서인지 예전만큼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에 대한 흥미가 줄어서 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행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사진을 찍고 어딘가에 사진을 올렸던 때에 더 즐겁고 새로운 일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게 된 중요한 생각이 하나 있다. 자신의 과거의 추억들을 사진으로 돌아보며 나 스스로가 멋지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드는 삶은 결코 흔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행복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로 인해 행복을 쟁취할 수 있었던 여러 순간의 사진들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나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느꼈다. 나, 참 잘 살아왔구나. 앞으로도 이렇게 열심히 행복을 쟁취하며 살면 되겠구나.


 일상의 모든 순간이 가장 최고의 순간일 수는 없다. 때로는 몇 주나, 몇 개월, 몇 년의 슬럼프를 겪게 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의 행복을 위해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낸다면 과거보다 하루하루 더 나아지는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나의 과거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을 언젠가의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고, 그런 과거는 현재를 알차게 살아가는 지금의 내가 앞으로 더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나의 삶의 궤적이 나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삶, 행복을 위해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며 행복을 쟁취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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