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ice Sep 26. 2022

제미영 초대전 <공간 산책>

조각보 콜라주로 그린 풍경

한 번쯤 가본 것 같은 북촌 어느 골목길, RM도 다녀갔다는 서촌 명물 대오서점, 인왕산 자락 어느 카페에서 내려다본듯한 석양이 내려앉은 기와지붕. 예스럽고 소박한 풍경들이 작가 제미영의 손을 거쳐 화려한 색감의 조각보 콜라주 그림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양화와 동양화를 모두 공부한 제미영은 조각 천과 한지, 콜라주와 아크릴 채색이라는 이질적 재료와 표현 방식을 융합시켜 한국적 정체성을 현대적 미감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 이번 전시는 제미영 작가의 위트 넘치는 정교함이 돋보이는 작품을 대거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자가 격리의 시대‘를 통과하며 집 밖의 세상을 더욱 갈망하게 되었지만, 장거리 여행이 제한된 시기에 우리가 누릴 수 있던 것은 고작해야 등산이나 캠핑, 트래킹 정도 뿐. 작가는 산책을 했다. 익숙해서 무엇도 특별할 것 없는 동네 골목길을 걸으며, 같은 장소가 주는 매번 다른 느낌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작가는 오밀조밀 벽과 처마를 맞대고 있는 한옥과 오래된 주택들이 각자 독립된 개체인 동시에 서로 의지하고 소통하며 공동체를 이루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상시켰다고 말한다.


그렇게 다시 발견한 일상 풍경을 제미영 작가는 따뜻한 시선과 정성스러운 솜씨로 캔버스 위에 재현해냈다. 접시꽃, 봉숭아, 토란…, 그림 속 작은 식물은 이름까지 다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작가의 그림 속에서는 가스 배관과 계량기, 맨홀 뚜껑마저도 알록달록 조각보를 입은 아기자기한 소품처럼 보인다.


기간 : 2022.9.7(수)~10.9(일), 월/화요일 휴관

장소 : 이랜드 갤러리 헤이리,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55-50

관람료 : 무료, 어린이 동반 입장 가능


매거진의 이전글 안지산 개인전 <야산 Hills at Nigh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