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텀블벅 크라우드핀딩 프로젝트
'캐릭터 일러스트 강좌 with 프로크리에이트'를 준비하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https://tumblbug.com/zzom-procreate
5/26에 세 번째 크라우드펀딩을 오픈했다. 2021년부터 지금까지 총 세 번의 프로젝트를 한 셈인데 이번에는 이전과 다르게 몇 가지 생각의 변화가 있어 전략을 달리 가져가보기로 했다. 과연 내 생각이 옳았는지 아닌지는 프로젝트 종료 후에 회고하겠지만 우선은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접근했는지 기록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이전과의 비교에 앞서 이번 프로젝트의 개요부터 살펴보자. 대략 이런 내용으로 진행 중이다.
https://tumblbug.com/zzom-procreate
펀딩 기간: 35일
목표 금액: 240만
카테고리: 예술 > 디지털 아트
최종 결과물: 아이패드 드로잉 관련 번역서
후원자 혜택: 조기 수령, 닉네임 등재, 사은품 증정, 멤버십 가입
주요 대상: 아이패드 보유하고 프로크리에이트 앱으로 캐릭터 일러스트를 그리고 싶은 사람
이전 프로젝트와 눈에 띄는 차이점은 아래와 같다.
비교할 때 크게 의미를 주지 않아도 될 부분을 먼저 꼽아보자.
목표 금액
잡기 나름이다. 창작자의 현금 동원력이 강하면 작게 잡고 프로젝트 달성율을 높이는 착시를 줄 수 있다. 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크라우드펀딩 초기에는 진짜 밑바닥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나의 인건비를 제외하고 결제 대금을 줘야 하는 거면 모두 들어가 있다. 이후엔 비용 산정하는 요령이 생기고 대금 지급 시기 등도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초기 목표 금액을 낮게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종종 다른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보면 현실적이지 않게 낮은 목표 금액으로 달성율을 뻥튀기하는 걸 볼 수 있는데 정확하게 필요한 목표 금액을 설정하는 게 오히려 정직하고 담백해 보여서 신뢰가 간다.
모금액
실제 후원자가 내겠다고 하는 금액이다. 주의해야 하는 건 실제 수령하는 금액이 아니라는 점이다. 뒤에 나올 결제 금액에서 텀블벅의 플랫폼 수수료와 결제 처리 수수료가 더 빠져야 하기 때문에 결제금액에 최대 8.8%를 더 덜어야 한다.
이것 역시 착시가 발생하는데 실제로 프로젝트에서 생산할 최종 산출물의 비용이 아니라 추가로 증정되는 굿즈의 비용, 택배비 등이 여기에 편입될 수 있다. 후원자가 손쉽게 후원할 수 있는 금액대에 무엇을 더 추가해서 패키징 하느냐에 따라 실제 모금액의 규모를 달리할 수 있다.
결제금액
후원자가 후원을 약속했다고 해서 안심하긴 이르다. 후원자의 변심으로 이탈하거나, 후원자가 텀블벅에 익숙하지 않아 결제에 실패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후원자의 이탈은 차마 후원을 철회하긴 미안한 경우와 프로젝트 종료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텐데 마치 웹툰이나 웹소설에서 독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끈기 있게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반면 결제에 실패하는 경우는 충전식 카드에 잔액이 부족하거나, 카드를 교체했는데 이전 카드 정보가 등록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부지런한 후원자라면 이상을 감지하지만 의외로 이에 둔감한 후원자도 더러 있다.
달성율
목표 금액 대비 모금액의 비율이다. 결제금액이 아니다. 그래서 달성율이 높아도 실제 수령액이 적을 수 있다. 모금액과 결제금액 자체가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므로 이를 기반한 달성율 역시 착시를 줄 수 있다. 솔직히 달성율이 4자리가 되면 그다음부터는 숫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많다', '적다', 사람은 생각보다 사고가 단순하기 때문이다.
반면 아래의 요소는 의미가 있다.
후원자 수
창작자의 개입이 어려운 요소다. 물론 지인과 직원 찬스로 부풀리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창작자 자신은 그게 실제 후원자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얼마나 니즈가 있고 얼마나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척도이다. 단, 주의할 것은 이 시장은 지극히 폐쇄적인 텀블벅 안에서의 세상이다. 텀블벅이 대외 홍보 등을 하기도 하나 이것 역시 아주 작은 관심의 실마리라도 없다면 도달하지 않는다.
결국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프로젝트가 텀블벅 사용자에게 얼마나 어필했고, 그들에게 결여된 걸 얼마나 충족해 줬는지, 혹은 스토리에 감응해서 응원을 이끌어 내었는지에 대한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 절대 내가 만든 결과물이 훌륭해서도, 시장이 알아줘서도 아니다. 텀블벅이란 울타리 안에 얼마나 사용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는지, 그들이 얼마나 내 얘기에 귀 기울여 주었는지에 대한 지표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를 쓰려다가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 회로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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