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효라클 Nov 30. 2023

꾸준히 하면 된다는 착각

사람들이 잘 모르는 포기의 미학

 성공의 비결에 대해서 다루는 수많은 영상과 텍스트가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꾸준히 했다'를 강조한다. 어떤 분야든지 꾸준히 했더니 고난의 순간을 넘어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러분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심어준다.

 완전 개소리다. 물론 성공한 사람들이 그 분야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서 성공한 건 맞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보고 따라서 꾸준히 한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예를 들면 이런 구조다. 1만 명의 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 뭔가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사람은 1천 명 정도다. 그리고 그 중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100명 정도다. 그러면 이 100명이 나가서 뭐라고 말하고 다니느냐? 꾸준히 하면 된다고 한다. 물론 애초부터 꾸준히 하지 않은 9천 명이 성공하기 힘든 건 맞다. 하지만 문제는 꾸준히 했는데 실패한 900명이다. 우리는 이 900명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다. 왜냐면 성공한 100명만이 나와서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기 때문이다. 아무도 900명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 900명의 실패한 사람 얘기를 듣기 위해 돈과 시간을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들은 '나는 분명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했는데 왜 실패했지?'라고 억울해하며 살아간다.

 시상식에 나와서 수상소감을 말하는 연예인 레파토리도 똑같다. 처음에는 조연에서 시작해서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연기에 대한 꿈을 놓치지 않고 버텼더니 결국 이런 날이 오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계속 버텨도 평생 빛을 보지 못하고 인생을 끝내는 경우가 훨씬 많다. 다만 우리가 존재조차 모를 뿐이다. 사람들은 그런 수상소감을 들으며 헛된 희망에 사로잡히면서 '그래,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봐야지'를 되뇌인다. 물론 그들이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 세상에는 아니다 싶으면 빨리 포기하고 세상의 변화에 맞게 변신해서 성공한 경우가 훨씬 많다. 오히려 세상이 변하는데 포기할 줄 모르는 기업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잘 포기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성공의 비결이다.

작가의 이전글 현실 금수저가 콘텐츠 흙수저인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