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Grand Circle Trailfest - Day 1
10.1.19 - Salt Lake City, UT - Kanab, UT
10.2.19 - Bryce Canyon, UT
10.3.19 - Zion Canyon, UT
10.4.19 - Horseshoe bend trail, AZ
10.5.19 - Kanab UT - Salt Lake City, UT
그랜드 서클 트레일 페스트는 매년 Vacation Races에서 주최하고 유타와 애리조나에 위치한 3대 캐년에서 3일 동안, 매일 아침 하프 마라톤 (11마일 ~ 13마일)을 뛰고, 오후에는 개인 시간과 휴가를 즐기는 마라톤 행사이다
유타에 위치한 Kanab 도시는 브라이스 캐년과, 자이언 캐년, 그랜드 캐년, 홀스슈 밴드 등 유명한 캐년에서 운전으로 2시간 거리 안에 있는 작은 도시인데,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두고 모든 러너들이 텐트에서 3일간에 레이스를 즐긴다
몇몇 참가자들은 따로 RV 차를 렌트해 가족과 근처 RV 파크에서 숙박을 했고 듣기에 어떤 참가자들은 근처 작은 모텔에서 묵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참고로 Vacation Races는 미국에 위치한 여러 국립공원에서 레이스를 주최하는데 Glacier National Park, Lake Powell, Santa Babara, Rocky Mountain, Antelope Canyon, Napa-Sonoma Valley, Yellowstone, Joshua Tree, Yosemite National Park과 알래스카, 파타고니아, 하와이, Banff 등 여러 장소에서도 레이스를 주최한다
구글에서 Vacation Races를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어서 관심이 있다면 장소와 시간에 맞게 레이스를 골라서 참가할 수 있다
올해는 미 30개 주 이상에서 러너들이 참가했고 유럽과 남미 쪽 10개국에서도 많이 참가했다
보통 가족 단위나 마라톤 모임에서 많이 참가하는데 베이스캠프에서 만난 브라질에서 온 부부는 운전으로 북미를 여행하면서 마라톤 레이스를 찾아다닌다고 했다
꿈에서만 상상했던 마라톤 로드트립을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니 신기하기도 하고 많이 부럽기도 했다 게다가 부부가 같이 즐길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을까
나는 작년에 마라톤 팀 멤버에게서 이 레이스에 대해 듣고 올해 처음 참가하게 됐는데 첫해에는 경비나 일 스케줄 등에 이유로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먼저 레이스 참가비로 세금 포함 $1000 가까이 들고, 거기에 렌터카, 이동 경비 등으로 많은 금액이 지출되고 레이스가 목요일 아침에 시작해서 토요일 오후까지 있어서 아무리 짧아도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휴가를 내고 다녀와야 했다
나는 마침 회사를 옮기는 시기여서 시간적으로는 여유가 있었는데 경비가 만만치 않아서 한참 고민하다가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어서 큰 맘먹고 참가하게 되었다
베이스캠프가 위치한 Kanab으로 가기 위해선 Las Vegas나, Salt Lake City, 아니면 Phoenix 쪽 공항으로 도착해서 렌터카로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운전해서 가야 한다
나는 몇 해 전에 Las Vegas에서 그랜드 캐년 쪽으로 로드 트립을 해본 경험이 있어 일부러 1시간 정도 멀리 위치한 유타주 Salt Lake City로 도착해서 천천히 이곳저곳 돌아보면서 6시간 정도 운전해서 베이스캠프로 도착했다
그런데 6시간 운전한 거리에 비해서 그다지 볼게 많지 않고, 마지막 2시간 거리는 첫날 레이스 때 지나가기 때문에 다음번에 또 참가하게 된다면 거리는 더 멀지만 애리조나주 Phoenix로 도착해서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그랜드 캐년이나 엔텔로프 캐년 쪽을 지나오시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
난 그렇게 수요일 오후 늦게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산속에 위치한 동네이다 보니 저녁 7시 전에 이미 해가 져 도착하자마자 배정받은 텐트에 짐을 던져 놓고 주최 측에서 준비한 저녁을 간단히 먹은 후에 웰컴 파티에 가서 사람들과 인사하고 다음날 아침 브라이스 캐년 레이스에 대해 브리핑받았다
도착 첫날 비행기로 5시간, 운전으로 7시간, 총 12시간 가까이 이동해서 몸이 많이 지쳐 일찍 휴식을 취하려 텐트로 들어갔는데 이곳이 사막에 위치한 산속이다 보니 밤새 텐트가 날아갈 것 같은 강풍과 갑자기 화씨 20도로 떨어지는 추위 때문에 밤새 한숨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렇게 새벽 4시.. 내 전화기 플레이 리스트에 있는 노래가 다 돌고, 5시에 맞춰 놓은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누워서 얼어 죽는 것보단 몸이 부서져도 움직이는 게 낫겠다 싶어 일찌감치 일어나 남들보다 일찍 첫날 레이스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