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020 이제 출발이다
1/5/Sun
Baltimore-Washington Internatiional Airport - Los Angeles
드디어 이번 여행에 첫 번째 목적지 로스 엔젤레스로 출발한다
어제저녁에 친구가 알래스카 여행 선물이라며 6시간에 걸쳐 머리를 하얀색으로 따줬다
주로 힙합 하거나 흑인들이 많이 하는 마이크로 브레이딩이란 헤어 스타일인데 가짜 머리와 내 머리를 엮어서 한 땀 한 땀 땋아 주면 된다
한번 땋고 나면 풀 때까지 머리를 감지 못해서 불편한 점도 있고, 머리카락을 당기면서 땋기 때문에 처음에는 머리도 아프고 간지럽고 불편한데 꿈에 그리던 알래스카 여행에서 '알렉산더 슈퍼트램프' 같이 뭔가 '히피'스럽고 자유롭고 '힙'하게 하고 가고 싶어 친구에게 미리 부탁했었다
한국 사람 중에는 이렇게 브레이딩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여행 중에 많이들 신기하게 볼 것 같다
어쨌든 나는 내 스타일로 사는 사람이니까 ㅎㅎ
근데 어제 이 머리하고 바로 교회에 갔다 왔다 ㅎㅎ
겨울 알래스카 여행인 데다 운전 거리가 워낙 많다 보니 걱정도 많았고 여행 중 생길 수 있는 사고 생각에 괜스레 마음이 복잡했다
그래서 교회 가서 기도 하고 나면 마음이 좀 편해질 것 같아서 미리 목사님께 기도 부탁하고 다녀왔다
교회 다녀온 후에는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 가방 다시 한번 확인하고 비행기에서 볼만한 영상 이것저것 챙겼다
일요일 이른 새벽 비행 편이어서 일찍 자려고 했으나 역시나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거의 뜬 눈으로 2시간 정도 누워있다가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일요일이라 그런지 공항이 생각보다 많이 혼잡했다
난 게이트 근처 바닥에 자리를 잡고 여행 루트를 적은 메모지와 이번 여행을 기록할 노트, 지도 등을 다시 한번 복습했다
날씨를 보니 떠나는 도시와 도착하는 도시 모두 화창한 날씨였다
비행기 안에서 잠깐 일지 쓰고 책 보다가 잠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벌써 캘리포니아 근처다 ㅎㅎ
이번 여행은 체력 안배가 중요한데 불편한 자리에서도 푹 잘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드디어 로스 엔젤레스 LAX 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 공항은 20년 가까이 나아진 게 없다
사람 많고 복잡하고 더럽고 낡았고 불편하다
내가 그동안 다녀본 공항중에 제일 구리다 ㅋㅋ
어쨌든 이게 얼마 만에 맡아보는 캘리 공기냐~ ㅎㅎ
동부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캘리만에 날씨와 공기 냄새 ㅎㅎ
전에는 캘리포니아가 너무 좋아서 일 년에 2 ~ 3번을 올 정도로 자주 왔었는데 언젠가부터 캘리 여행에 소홀했다
난 공항에서 렌트차를 빌리자마자 바로 베니스 비치와 산타 모니카 비치 쪽으로 향했다
바닷가 본지도 오래됐고 따뜻하고 시원한 겨울 캘리 날씨를 즐기기엔 바닷가 만한 게 없다
5년여 만에 다시 찾은 베니스 비치
아침도 못 먹고 6시간을 날아왔으니 일단 점심 먼저 간단히 해결했다
늦은 브런치로는 요즘 많이 '핫' 하다는 'EggSlut'으로 선택했다
이곳은 계란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 개념에 작은 식당인데 요즘 인스타나 여행사이트에서 맛집이라고 많이 언급이 돼서 한번 먹어봤다
마침 베니스 비치 입구 바로 앞에 위치해 있었고 운 좋게도 줄이 없어서 서둘러 제일 맛있어 보이는 'Slut'을 먹어봤다
양이 좀 아쉬웠지만 딱 생각한 만큼 딱 생긴 것만큼 맛있었다 ㅎㅎ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후에는 시원한 커피 하나 사서 무작정 걸었다
베니스 비치에서 3마일 정도 북쪽으로 걸으면 산타 모니카 비치로 이어지는데 날씨도 좋고 사람도 많아서 이런저런 구경하기가 너무 좋았다
그렇게 바닷가에서 2시간 정도 걷다가 중간에 힘들면 전동 스쿠터도 빌려 타고 그동안 미뤄 놓고 못 들은 노래들 몰아서 들으면서 한참을 돌아다녔다
해가 뉘엿뉘엿 질 즈음에 베니스 비치에서 나와 근처에 사는 고등학교 때 친구 가족과 만나 오랜만에 아기들한테 삼촌 소개도 하고 같이 한국 식당에서 회랑 소맥으로 회포를 풀었다
내일 이른 새벽에 워싱턴주 포틀랜드로 이동해야 한다고 하니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해서 오늘은 친구네서 신세 지기로 했다
벌써부터 내일이 기대되고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