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0 Portland - Anchorage
1/6/2020 Monday 10:30 pm
드디어 Ted Stevens Anchorage Airport (ANC)에 도착
앵커리지에 도착하기 전, 비행기 창밖으로 알래스카에 모습을 먼저 보고 싶었는데 너무 어둡고 잘 보이지 않아 뭔가 미스터리한 느낌을 안고 드디어 알래스카에 첫발을 디뎠다
계속된 이동으로 몸은 조금 피곤했지만 공항 자동문이 열릴 때마다 들어오는 찬바람에 설렘과 상쾌함이 동시에 몰려왔다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공항은 생각보다 붐볐고 네이티브 아메리칸 (원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처음 들어보는 언어로 대화를 하고 있었고, 흑인과 백인 커플, 심심치 않게 보이는 동양인, 웨스트 버지니아만 가도 티 나게 쳐다보는 시선에 불편함을 많이 느끼는데 이곳은 다양한 인종이 있어서 그런지 그 누구 하나 나를 다르게 쳐다보는 사람이 없어 좋았다
공항 사이즈는 크지 않았지만 박물관을 연상시키듯 알래스카를 대표하는 동물들 박제가 전시되어 있었고 렌터카 회사로 가는 복도 천장은 오로라를 형상화한 듯 녹색과 파란색 등이 섞인 오묘한 색으로 반짝였다
좀 전까지만 해도 알래스카 공항은 남극이나 북극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허허벌판에 시설도 잘 안되어 있고 썰렁하면서 사람도 얼마 없는 그런 허술한 공항일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우리 동네 공항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알래스카에 첫인상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처음 렌터카를 예약할 때부터 렌터카 비용과 가스값을 좀 절약하려고 중형차를 골랐는데 렌터카 회사 직원도 따로 SUV를 권하지 않아 그냥 Nissan Altima로 저렴한 차량을 받았다
이곳에 오기 일주일 전부터 도로 상황과 날씨를 계속 주시하고 있어서 별 문제는 없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이 바보 같은 결정으로 후에 어떤 일이 생기는지 기대하시라 ㅎ)
드디어 공항을 빠져나왔다
바깥 온도는 화씨 영하 10도, 설레는 마음 때문인지 추위가 그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코로 숨을 쉬면 코 김에 코 안이 얼어 코로 숨을 쉬기 힘들었고 찬바람이 폐를 꽉 채우면서 폐 안에 얼음이 끼는 것 같이 가슴이 답답했다
난 차 시동을 켜놓고 차 안에서 짐가방을 열어 서둘러 준비해둔 알래스카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얼마 전에 눈이 많이 왔다고 들었는데 길가에는 생각보다 많은 눈이 쌓여있었고 도로는 눈이 얼어 운전하기 쉽지 않았다
거리에 나무는 모두 얼어서 살짝만 건드려도 다 깨질 것만 같아 보였다
이곳이 알래스카구나~~ 영화 프로즌이 떠오른다 ㅎㅎ
이제 더 늦기 전에 Airbnb 민박집으로 가야 한다
집주인이 일찍 자는 사람이라 늦게 체크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비행 스케줄 때문에 어쩔 수 없어 미리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 그래도 피해는 주기 싫어 최대한 서둘렀다
Airbnb 민박집은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고 다운타운에서도 멀지 않아 위치상 가장 적당한 곳이었다 하룻밤에 40불도 안 하는 착한 가격도 좋았다
도착한 시간이 이미 자정이 다된 시간이라 민박집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잠을 청했다
내일부터 앞으로 일주일간 아주 타이트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Welcome To Alas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