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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ny 동명 Sin Apr 19. 2020

2020년 알래스카 로드 트립

1/7/2020 지금부터 알래스카다 1-2

1/7/2020

Anchorage - Sunrise- Coopers Landing - Happy Valley - Homer - Seward


앵커리지 아침 기온은 화씨 영하 9도


첫 번째 목적지는 Sunrise, Alaska

지금은 주민이 20명도 안 되는 깊은 산속, 잊혀진 역사 속 동네지만 골드 러시가 한참인 1800년도 후반에는 알래스카에서 가장 큰 도시이기도 했고 금을 쫒는 사람들과 광부, 사기꾼, 도박꾼, 도둑, 창녀 등 많은 사람들이 활발히 찾던 도시였다

미 개척시대 서부 영화에서 보던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첫 번째 목적지로 이곳을 정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알래스카 첫 일출을 보고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이동할 계획이다


아직은 까맣게 어둡고 차갑게 얼어붙은 도로

한 시간 남짓 달려 앵커리지를 빠져나올 때 까지도 도로는 온통 어둠뿐이었다

구름과 달빛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바다와 산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신비로웠다


9시가 조금 넘어서는 시간 

Chugach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Alyeska 도시를 지나오면서 처음으로 알래스카에 모습을 맞이하게 되었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모습을 나타내는 얼음 산은 신비함을 넘어 말과 글로는 표현 조차 되질 않았다

그저 자연이 주는 위대함에 압도되어 운전하는 내내 감탄이 세어 나왔고 온몸에 소름이 가시질 않았다

나름 그동안 많은 곳을 다녀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신비한 경험은 처음이었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 알래스카의 첫 아침을 맞이하기 아쉬웠던 나는 결국 차를 세워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위대하고 미스터리한 모습에 알래스카를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


10시가 지나면서 그렇게도 보고 싶고 만나고 싶었던 겨울 알래스카에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저 감격스러웠다  그 말 말고는 내 기분을 형용할 만한 단어를 못 배운 것 같다

이제 막 시작하는 여행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들뜬 마음을 추스르고 1번 도로에서 Sunrise 쪽으로 빠지는 인터섹션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Sunrise 인터섹션, 너무나도 작은 표지판과 샛길은 내비게이션이 켜있지 않았다면 그냥 놓치고 한참을 헤맬 만한 좁은 도로였다

게다가 좁고 험난하게 보이는 도로는 눈으로 쌓여 있었고 지금 타고 있는 이 차로 이 도로를 아무 일 없이 운전할 자신이 없었다

이미 인터넷이나 전화는 터지지 않는 상황이었고 종이 지도만 가지고 앞으로 에 도로 사정을 전혀 모른 체 무작정 Sunrise로 향할 수만은 없었다

나는 그 순간 가장 안전하고 빠른 선택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일단은 가장 가까이 위치한 도시로 가서 인터넷과 전화를 쓰기 위해 1번 도로로 다시 돌아와 다음 목적지인 Coopers Landing으로 서둘러 향했다

잔뜩 긴장한 채 운전하는 내내 마음과 머리가 복잡했다

시작부터 계획이 틀어져 속상하기도 했고 아무 사고 없이 이 여행을 마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 마음에 힘들었다

그래도 시작부터 기분이 다운되면 안 되니 혼자 크게 파이팅을 외치며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 리스트를 틀어놓고 문 연 비즈니스를 찾아 열심히 달렸다

겨울 아침이라 그런지 아주 뜸하게 보이는 식당과 주유소는 모두 닫아 있었고 혹시라도 모든 가게가 겨울 동안 클로즈 한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최고조에 올랐을쯤 구세주같이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주유소 겸 식당을 찾았다

'Sunrise Inn' 

이곳은 1번 도로 선상, Kenai 호수를 끼고 있는 코너에 위치해 있고 아늑한 오두막에 숙박과 주유, 식당까지 겸업하는 가게다

난 무사히 이곳까지 온 것에 감사하며 앉자마자 따뜻한 커피를 주문했다

그러고는 이 가게에서 제일 양 많고 제일 맛있는 걸 달라고 했다

혹시나 이곳을 떠나 언제 또 커피와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싶어 혼자 아침으로 먹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음식을 주문했다

이곳에서 화장실과 아침을 해결하면서 음식을 서빙해준 주인아줌마랑 동네 단골손님과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1월에 여행으로 알래스카를 찾는 사람이 워낙 없기도 하고 혼자 여행하는 이상한?! 머리스타일에 동양인을 무척이나 흥미로워했다

난 음식을 클리어하면서 그동안에 여행과 앞으로 에 여행을 간단히 얘기하고 오늘 향하는 목적지 중에 가볼 만한 곳을 추천받았다

오늘 오후 늦게 도착 예정인 1번 도로 끝에 위치한 Homer에 꼭 들릴만한 Bar가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방향을 잡고 후회 없이 Sunrise 도시는 포기했다

주인아줌마 말이 Sunrise는 가봤자 문 연 가게도 없을 거고 가서 볼 것도 없어서 왜 거길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했다

그래도 목적지로 정해놓은 곳이라 아쉽기는 했지만 여행은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어떤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 리스크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욕심도 버리기로 했다

그렇게 잠깐에 여유를 가지고 서둘러 다음 도시로 출발했다

지금 동영상 다시 보니 영화 '프레데터'에 나오는 에일리언 같이 하고 다녔네.. 이러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한참을 쳐다 보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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