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주 후기
작년에 작은 주제라도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들이 참 부러웠다.
그들은 꾸준히 삶을 음미하며 살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주 사진도 찍고 글도 써보자는 마음가짐이 들어 처음으로 별 볼일 없는 일상에 대해 남겨보려 한다.
1월 1일 첫 데이트 룩!
뽀오얀 흰 원피스를 입고 한강에 있는 카페를 가기로 했다. (한강이 얼마나 추운지 개념이 없었기에 그저 예쁘니까 반팔 니트 원피스를 입었다.)
나는 옷입는걸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니 데일리 룩을 종종 찍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거울이 더럽다 보니 잘 안찍게 되더라. 이거 쓰고 집 가서 거울 닦아야지..
내가 좋아하는 톤온톤룩 너무 예쁘구!
겨울 한강은 이렇게 갈대가 휘날리고 있었다. 어딘가 모르게 아련해보이고, 조금은 쓸쓸해보이는 풍경.
혼자 였으면 겨울에 갈대가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을텐데 이곳저곳 많이 데리고 다녀주는 순두부씨 덕분에 세상에 대해 더 많은걸 느끼게 된다.
그리고 밀가루 끊은지 이틀차. 불닭 까르보나라가 진짜 미친듯이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마법에 걸리기 전엔 정말 뭐든 먹고싶어지는데 특히 밀가루 음식이 너무 먹고싶다. 평소에 한끼 밥 먹으면 다음 한끼는 무조건 면이나 빵을 먹었으니 얼마나 힘들겠어..ㅠㅠ 밀가루 그게뭐라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싶었지만 건강만큼 소중한게 뭐가 있겠어! 안먹고 정신승리한 지상이 아주 칭찬해..
원래도 요리해 먹는걸 좋아하지만 밀가루를 못먹으니 집밥을 더 자주 먹게 된다.
친구 F를 불러서 오므라이스를 해먹은 이 날, 손가락을 대차게 썰었지..
0.1인분만 먹는 F가 이 날 무려 0.5인분이나 먹어줘서 너무 뿌듯했다. 요리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보길래 그냥 혼자살면 늘어~ 라고 했더니, 이정도면 7살이 하버드 가는거보다 더 대단하다고 호들갑을 떠는 F덕분에 기분이 아주 좋아졌지 헤헷
4~5일차쯤 되니 슬슬 피부가 좋아지는게 느껴진다. 마법전에는 피부에 여드름이 초코칩처럼 콕콕 박히기 마련인데 확실히 밀가루를 끊으니 덜해지는게 느껴졌다. 뿌듯해서 쉬다가 찍어본 한 컷.
그리고 저 메종키츠네 가디건은 SSENSE에서 세일가격으로 샀는데 정말 뽕뽑고 있다 ㅋㅋ 겨울엔 히트텍이나 얇은 목폴라 위에 입어도 예쁘다.
예쁜 옷 저렴하게 사는건 정말 짜릿해~!
1월 목표였던 일래스틱서치 가이드 소화하기도 열심히 수행중이다. 로컬에서 일래스틱 서치를 띄워 직접 인덱스/ 다큐먼트 생성을 해보기도 하고, 강남언니의 console에 접속해 우리는 토크나이징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도 했다.
확실히 아는만큼 보이는게 많다는걸 많이 깨닫고 있다. 책을 읽으며 "우리도 쿼리랑 타이틀이랑 맞으면 boost점수 줘서 상단에 노출시킬 수는 없나?" 등을 개발자 분들에게 제시해보기도 하고,
반대로 개발자 분들이 어떻게 구현해낼지 얘기를 할 때 이해하기 훨씬 편하다.
무엇보다도 이해하는 것이 많아지니 일하는게 더더욱 재밌다. 우주 최강 검색 PO가 되어야지.
지난 학기도 무사히 패스 했으니 작은 금액이지만 기부를 했다.
마이클 모부신의 "운과 성공의 방정식" 이라는 책을 읽고나서 운이 내삶에 얼마나 많이 개입하고 있는지 다시한번 되돌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어처구니 없지만, 이렇게 날나리 처럼 공부하는데 (일하느라 물리적 시간이 없으니 ㅠ) 남들과 비슷한 성과를 내는게 얼마나 천운인지 감사하게 되었다.
내가 받은 행운을 조금이라도 나누고자 학기를 패스하면 조금씩 기부하고 있다.
기다리던 주말! 토요일이라 혜화에 데이트를 하러 갔는데 황사가 너무 심했다.
황사 예방룩으로 한번 찍어봄 (내 얼굴 작지? ㅎㅎㅎ)
혜화에서 점심은 깔리 라는 인도 식당에 갔는데, 사장님이 인도,네팔 지역을 직접 배냥여행 하며 저 많은 장식품등을 직접 사오셨다고 한다. 그 문화를 너무 사랑하는게 느껴졌다. 산업을 막론하고 자기 분야에 애정이 넘치는 사람들은 참 멋있어.
음식도 아주 괜찮았다. 탄두리 치킨도 커리도 순두부씨와 내입맛에 참 잘 맞았다. 하지만 난 클린식에 익숙해진 탓에 양념이 강한 음식을 먹으니 배가 조금 아프더라 ㅠㅠ
점심을 먹고 순두부씨와 "김종욱찾기" 라는 연극을 봤다. 혜화에서 보는 연극은 혜화만의 색깔이 있다. 옹기종기 모여앉은 관객, 사이즈가 크지는 않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는 연극들. 이렇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문화들이 오래오래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문화 단체를 스폰서하는 서비스도 있으면 참 좋을텐데, 이건 있는 사람들만 할 수 있겠지? ㅋㅋㅋ
(기부처럼 문화재도 스폰서하면 세금 감면 혜택이 있다면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순두부씨와 김종욱 찾기를 보고 순두부씨 이사 준비를 도와주러 갔다.
한 8년치의 짐을 한번에 정리했다. 세상에 20대 후반까지 수험표 가지고 있는 사람 처음 봄..ㅋㅋㅋㅋㅋ
혼자 정리하게 뒀으면 한달 넘게 걸렸을 것 같다. 안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나 덕분에 수월하게 했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뿌~~듯!
무튼 밀가루를 끊으니 1주일에 살도 2키로씩 빠지고, 피부도 좋아지고 있는게 몸소 느껴지고 있어서 좋다. 속이 편한건 말할것도 없다. 인성 조절만 잘하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