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돈은 없지만 돈 얘기를 많이 하게 되는 날들
잡히지 않는 것을 논하며
지새운 밤들이
언젠가부터
돈 이야기로 지나가고.
계좌에 돈 한 줄이 적히는 것이
속절없는 글 한 줄을 짓는 것보다
자랑스러운 날들이 되고.
이런 것들이 퍽 자랑스러워
어머니에게 편지 대신 돈을 부칠 날들을 기대하고
사랑하는 여동생에게
내려가는 대신 값나가는 것들을 사주리라 변명한다.
돈이 안 되는 것들에 대해서
혀를 차면서,
돈이 너무 많은 것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욕 짓거리를 할 것이다.
이 따위 것들을 생존이라고
속으로만 중얼거리며
이제 나도 돈 얘기를 한다고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것일까.
또한 살아가고 있다고
살아가고 싶다고.
그 따위 말들을 들어주었다면,
이라고 거듭 떠올리지만
역시나 이 푸념은 대상을 잃고 헤매여
아무런 값도 없는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