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주간 매일 콘텐츠를 발행하며 느낀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AI로 가장 대체되기 쉬운 영역은 일반적으로 마케팅과 세일즈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블로그 콘텐츠 발행에 AI 툴을 도입하면서 90% 이상 자동화하는 데 성공하였고 약 3주 동안 매일매일 운영해 보았다. 처음 목적은 자동화된 블로그를 운영하며 소위 말하는 부업을 해보자 하는 것이었다.
부업의 수단으로써 블로그는 정말 전통적인 방법이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레드오션인데다 영상과 이미지 중심의 타 플랫폼에 비해 수익이 적은 매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AI를 통해 자동화한다면 거의 복사 붙여 넣기를 통해 발행만 해주면 되므로 품이 거의 하나도 들지 않으니 시도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소스가 되는 콘텐츠(다른 말로 레퍼런스, 100% 가까운 자동화를 하기 위해선 소스 콘텐츠가 필수 재료이다), 글과 사진을 생성하는 것, 완성된 결과물을 업로드하는 것 이렇게 세 가지이다.
자동화를 하려면 이 세 개의 단계를 이어주는 도구가 있어야 한다. 그 툴이 바로 Make이다. Make는 여러 툴을 api를 통해 연결해 줌으로써 예컨대 첫 번째 프로세스에서 나온 output을 자동으로 두 번째 프로세스로 전달하는 과정들을 가능하게 해 주고, 내 개인 워크스페이스에 그 결과물을 업로드하거나 삭제하는 등의 edit을 가능하게 한다. Make는 AI라는 키워드가 전 세계적 트렌드가 되기 이전부터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였으나, 이것이 자동화의 마일스톤을 마주하게 된 것은 챗GPT의 등장에 있다. OpenAI의 api를 연동함으로써 훨씬 퀄리티 높고 맞춤화된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도입한 자동화 프로세스에서도 챗gpt의 역할이 크다.
1) 먼저 소스가 되는 아티클의 html을 RSS피드와 같은 모듈을 통해 긁어온다. 쉽게 말해 웹페이지의 내용을 스크래핑하는 작업이다.
2) 그 뒤 챗gpt를 통해 내용을 요약 및 재작성 작업을 하고,
3) 챗gpt가 이전단계에서 작성한 본문을 받아 어울리는 제목을 작성한 뒤
4) 챗gpt가 해당 제목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생성한다.
5) 그렇게 생성한 이미지를 구글 드라이브에 업로드하고
6) 블로그 본문과 제목 역시 노션과 같은 데이터베이스에 업로드한다.
만일 챗gpt의 도움으로 생성된 블로그 제목과 본문, 이미지를 블로그에 올리는 것까지 성공했으면 100% 자동화도 가능했을 텐데 국내 블로그인 티스토리나 네이버 블로그가 api를 지원하지 않아 결국 업로드 및 퀄리티 검토에 '휴먼 터치'가 필요했다.
Make에서 시나리오를 매일 3-4시간 간격으로 실행되도록 자동설정 해 놓았더니 내 노션 데이터베이스에 자동으로 완성된 콘텐츠들이 하루에 몇 개씩 쌓였다. 나는 이를 그대로 복사하여 블로그에 새 글 발행만 하면 되었다.
이 자동화 시나리오는 블로그 글 발행에 쓰던 시간을 무려 90% 넘게 줄일 수 있었으며 약 3-5분 정도만 투자하면 글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만일 블로그 운영의 목표가 오로지 부업과 수익화에만 있다면 이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우선 첫째로 자동화의 핵심인 챗gpt의 api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6달러 이상을 결제해야 하는 게 가장 큰데, 그 6달러는 본문+제목+이미지 생성을 요청했을 때 대략 40개 정도 발행할 수 있는 양의 토큰이었다. 초기 블로그 운영 시 약 40개 정도 되는 포스팅으로 (특히 요즘 같은 고환율 시기에) 광고를 통해 몇 백 원이나 벌 수 있을까? 장담컨대 1,000원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럼 6달러에 해당하는 8,300원을 결제하고 1,000원도 못 버니 오히려 마이너스이다.
물론 이 글은 약 3주 정도의 짧은 운영에 초기 블로그를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것이기에, 약간의 노력을 더 들이고 최소 3개월 이상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면 괜찮은 부업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나도 최소 3개월 정도는 계속해서 운영을 해보며 콘텐츠가 쌓일 때의 레버리지를 기대해 볼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생성 콘텐츠를 계속 모니터링하며 AI생성 콘텐츠와 블로그 운영 노하우에 대해 배운 것이 많다.
100% 챗GPT의 응답에 의존할 시 퀄리티 이슈가 있다. 아무리 말투를 어떻게 해주고 어떤 글을 참고해 달라, 이런 표현을 사용하라고 명령해도 기계가 만든 티가 난다. GPT의 결과물을 그대로 올렸을 때는 퀄리티가 낮아지면서 구글서치엔진에 잘 걸리지 않고 자연스레 유입이 줄어들게 되었다. 따라서 반드시 콘텐츠를 한번 슥 읽어보면서 어색한 표현들을 고쳐주는 작업이 필요했다.
또한 최대한 내가 콘텐츠를 검수하는 데 드는 노력을 줄이고 유입을 높이는 콘텐츠를 발행하려면, 소스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소스 콘텐츠가 공신력 높은 사이트인지, 예상 독자에게 유의미한 사이트인지, 자바스크립트 때문에 hmtl 의 스크래핑이 자주 blocking 되는 사이트는 아닌지 검토해봐야 한다. 예컨대 RSS 피드를 제공하는 외국 사이트에서 소스를 가져왔으나 그 사이트의 글들이 한국인 독자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미국 특정 지역 이야기나 유럽의 중소기업을 주로 다루고 있다면 다른 소스를 찾아봐야 한다.
조회수와 검색어 등의 통계를 분석했을 때 상위 2-3 개의 키워드가 블로그 전체 조회수와 수익을 끌고 가는 경향이 있다. 많은 콘텐츠를 발행하는 것보다 주목도가 높은 키워드를 발굴하여 글을 쓰는 게 훨씬 낫다.
한번 잘 잡은 키워드는 최소 일주일 넘게 블로그의 최상위 게시물 조회수를 장식했다. 그러나 이 역시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벗어나자 전체 블로그의 조회수 역시 감소했다. 예를 들어 11월 초에는 미국 대선이 주요 이슈인 관계로 트럼프나 해리스를 주제로 글을 발행했는데 대선 직후 2-3일까지는 높은 조회수가 나오다가 이후에는 완만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트럼프 당선 직후 주식이 미친 듯이 상승할 때는 미국 ETF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이 조회수로 드러났으나, 이 역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미국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조회수 역시 감소했다. 따라서 상위 키워드를 최소 1주일에 한 개 정도는 발굴하여 블로그 전체 조회수를 이븐하게 유지시켜 주는 전략을 선택했다.
키워드를 발굴하는 것만큼이나 검색엔진최적화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구글서치콘솔에 내 블로그를 등록하여 구글에서 내 페이지를 스크래핑해갈 수 있게 하고, 게시물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H태그 및 대체텍스트를 입력, 신뢰도 높은 백링크를 같이 달아주었다.
사실 순수하게 수익화만 생각했을 때는 오히려 손해만 나는 부업일 수 있으나, 내가 AI 자동화 콘텐츠 생성과 블로그 운영을 통해 느꼈던 건 그 이상이다. 결국 AI가 향후 업무에 어떠한 식으로 도입되고 범용화될 수 있을지 그 힌트를 얻은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즘 회사들은 채용 시 AI활용 능력을 점점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라고 하며, 몇 년 안에 AI의 현실 업무로의 도입과 활용은 엑셀만큼이나 평범한 능력이 될 거라 믿는다. 그렇기에, AI를 도입해 자동으로 콘텐츠를 생산하여 블로그를 운영한 경험 자체가 회사 내에서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마케터처럼 콘텐츠를 생성하거나 자료조사를 하는 업무가 아닌 오퍼레이션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을 자동화하고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어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경험을 단발성으로 남겨두지 않고, 발전시켜 향후 마케팅이나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자 하는 개인사업자나 기업을 대상으로 AI에이전시를 운영해 볼 예정이다. 많은 활용 케이스를 경험해 보고 툴 사용 능력을 키운 나날들이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