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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백만 Sep 11. 2023

대환장 킹더랜드

내 곁을 스처간 이슬 


아름다운 섬 제주도. 낭만이 있고 로맨스가 가득할 것 같은 섬 제주. 하지만 현실은 엉망진창 대환장파티가 벌어지는데..., 사람 사는 곳이 뭐 다 그렇듯이 도대체 왜 저러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뿐. 봐도, 봐도 놀라운 사람들의 행태를 여러분들께 소개합니다. 아, 미리 말해드리지만 이 소설은 픽션입니다


3. 내 곁을 스쳐간 이슬.


아름다운 섬 제주도. 낭만이 있고 로맨스가 가득할 것 같은 섬 제주. 하지만 현실은 엉망진창 대환장파티가 벌어지는데..., 사람 사는 곳이 뭐 다 그렇듯이 도대체 왜 저러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뿐. 봐도, 봐도 놀라운 사람들의 행태를 여러분들께 소개합니다. 아, 미리 말해드리지만 이 소설은 픽션입니다     

어느 날 이슬이 나타났다. 맑고 투명한 흰 피부를 가진 이슬은 살짝만 건들면 톡 하고 과즙이 터질 것 같은 24살 여자였다.     


“이름 때문인가? 이슬이 말이야. 술을 진짜 잘 마시네.”     


미스터 화이트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 한마디 했다. 신입생 환영회를 빙자한 술자리였다. 이슬이 입사한 지 한 달 만이었다.     


“들어와! 올라가! 한잔해!”     


분위기가 점점 얼어붙자 미스터 화이트가 나서서 건배를 제안했다. 사람들은 마지못해 술잔을 올려 조용히 입

에 술을 털어 넣을 뿐 말이 없었다.     


이슬이 처음 입사한 날, 회사에는 기분 좋은 봄바람이 불었다. 예쁜 신입이 몰고 왔던 꽃바람이 엄청난 칼바람이 될 줄 그때는 몰랐다.  그녀는 8시 출근 하라는 말에, 정말 8시에 짠하고 나타났다. 그것도 쌩얼로, 그녀의 긴 머리카락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고 무두가 경악을 했다. 신입은 인사 한마디 없이 책상으로 가더니 자리에 앉아 화장을 시작했고, 화장이 끝난 후 머리를 말리기 시작했다.     


“왓 더 x.”     


미스터 화이트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미친 거 아니야?”     


내가 말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상하다 싶은 사람들은 많이 봤지만, 이번 인턴은 역대급이었다. 정말 느낌이 싸했다.     


“이슬 씨, 8시 출근이면 보통 15분 일찍 와서 업무 인수인계하고 그러는 거야. 화장을 여기서 하면 어떻게.”     

미스터 화이트가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그 말에 이슬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스터 화이트에게 말했다.     


“출근이 8시라면서 15분 전에 왜 와야 돼요? 근로 계약서에 그런 말이 없었는데, 화장은 제가 와서 하든 집에서 하든 개인 사정인데 왜 참견하세요? 안 그래요?”     


미스터 화이트 얼굴이 곧 폭발할 듯 벌겋게 달아올랐다.     


“아니 이슬 씨, 여기 회사야. 다들 그렇게 해. 그리고 출근하면 사람이 인사 좀 해. 왜 인사를 안 해?”     


이슬이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미스터 화이트를 보며 눈만 껌벅였다.     


“전, 이해가 안 되는데요? 남들이 일찍 온건 그 사람들이 좋아서 그런 거겠죠. 전 계약서 대로 할 거예요. 그리

고 인사는 저한테 인사하는 사람이 없어서 저도 안 했어요. 굳이 제가 먼저 할 필요가 있나요?”     


미스터 화이트는 자폭했다. 더 이상 어떤 말도 못 하고 펄펄 끓는 화를 이끌고 곧장 탕비실로 달려가 물을 들이켰다.     


“야! 재 뭐야?”     


그날을 시작으로 이슬의 행동은 사사건건 직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슬 씨, 어디 있어요? 아까 시킨 자료는 어떻게 됐어요?”     


누군가 그렇게 말하면,     


“지금 점심시간이라서 집에 왔는데요? 10분 남았으니까 이제 회사 갈게요.”     


이런 식으로 대답했다.     


결국 직원들 사이에 이슬은 자연스럽게 왕따가 되었고 왕따가 나쁜 걸 알지만, 말이 안 통하니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가 되었다. 다들 이슬이 빨리 회사를 나갔으면 했다.     


“이슬 씨, 얘기 좀 할까?"     


보다 못한 내가 이슬을 데리고 카페로 갔다. 꼰대 같다고 할까 망설였지만, 그래도 이슬이에게 말은 해줘야 할 것 같았다.     


“이슬 씨, 신입이라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아서 내가 몇 마디 해도 될까?”

“네, 선배님.”     


해맑은 건지, 눈치가 없는 건지 그녀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나에게 집중했다.     

나는 그녀에게 회사에 대한 간단한 에티켓을 알려주웠다. 다들 선배들이니 지나가다, 출근하다 보면 인사를 해라. 그건 회사 생활에 대한 예의다. 모르는 건 먼저 다가가 물어봐라. 뭐 이런저런 노파심에 몇 마디 던졌다. 내 말을 받아들이면 다행인 건고, 아니면 말겠지. 뭐 이런 마음도 있었다.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내 말이 끝나자 이슬이 드디어 한마디 했다.


“누가 내 뒷담화 깠죠?”     


난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상식의 수준을 뛰어넘는 아이였다. 이슬은 결국 3개월 뒤 퇴사했다. 그녀가 나가면서 한마디 했다.     


“어차피 다들 저 싫어하시잖아요. 제가 퇴사하길 바라셨잖아요. 저 갈게요. 잘 사세요.”     


그녀의 직설적인 말에 누구도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렇게 과거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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