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팅 실패 후 다듬은 나만의 브랜딩 노트

팔리는 공식 대신, 나답게 가는 1인기업 방향성

by 고유goyou

공식적으로 1인 기업이 된 지 4개월 차, B2B 고객과의 첫 미팅이 잡혔다. 나에겐 너무 좋은 기회라, 다른 일은 제쳐두고 잠까지 줄이며 기획안을 준비했다.


그런데 결과는 계약 불발. 콘텐츠는 마음에 드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거절을 당했다.

(1) 대상자가 40대 초중반인데, 코치가 너무 어려 보인다.

(2) 사내에서 관련 경험이 많아도, 독립하곤 첫 무대 아닌가? 즉, '검증되지 않았다.'

위 두 가지가 불발 사유였다.


이 과정을 통해 중요한 부분을 배웠다.

우선, 사내 제안 발표와 사외 제안 발표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시간 압박 속에서 최대한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다 보니 여유가 없었고, 마치 상사에게 컨펌을 받고자 하는 후배사원처럼 지나치게 또박또박, 그리고 빠르게 말했다. (나를 더 어려 보이게 만들었던 톤 앤 매너였다.)


무엇보다, 고객의 불확신에 나의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 분명히 관련 경험과 지식은 부족하지 않았고, 기회만 주어지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객이 갸우뚱하며 "우리가 데뷔 무대인 셈 아니에요?"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칠 수 있죠. 그러나 저는 이런 경험이 있고, 이 부분에서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지 못했다.




돌아보니, 위와 같은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경험이 많고 여유 있는 척, 나를 크게 포장하는 것. 50을 가지고 있어도 100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내가 가진 것을 정확히 알고, 그중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솔직하고 당당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나는 내가 추구하는 최고 가치인 '진정성'을 지키고 싶기에, 첫 번째 방식은 추구하고 싶지도 않고, 사실상 잘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두 번째 방식인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위 경험을 통해 앞으로 나를 어떻게 시장에 내보일 것인가, 그 기준을 나름대로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1.

나는 200이 있으면, 그중 고객에게 맞는 100을 만들어 제안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고객이 더 원할 때, 나머지 100에서 꺼내줄 것이 있는 사람이고 싶다.


2.

내 분야에서만큼은 장인이고 싶다. 내 상품의 가치는 수고와 노력, 실력과 경험으로 매겨진다. 깊이가 있으며, 어떤 예외 사황이 와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고 싶다. 그래서 깊이를 알아보는 안목이 있는 고객을, 기꺼이 그 수고와 땀의 값을 지불하고자 하는 고객을 만나고 싶다.


3.

양보다 질을 추구할 것이다. (Qualities over Quantities) 나를 그저 괜찮게 생각하는 100만 명보다, 나를 사랑해 주는 100명을 만날 것이다.

고객에게도 마찬가지다. 박리다매 대신, 하나를 팔더라도 높은 가치를 줄 수 있는 상품을 팔 것이다.


4.

그렇다고 포장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포장지만 화려한 것보다, 알맹이가 크고 단단한 게 먼저다. 가장 좋은 건, 알맹이가 크고 단단한데 거기에 꼭 맞는 포장을 하는 것. 과대 포장이 아닌, 심플하기에 아름다운 포장을 하고 싶다.




이 기조를 세우니, 일상도 자연스레 정렬을 찾아갔다. SNS에 올리는 글도, 소위 말하는 "1일 1글" 같은 양 중심 전략이 아니라 (애초에 그렇게 하지도 않고 있지만) 하나를 올리더라도 퀄리티와 진정성을 담자는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


어차피 난 이제 막 시작했기에, 조급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 쌓아갈 깊이와 실력은 충분히 남아있고, 그걸 알아보는 고객은 결국 나와 연결될 것이다.


그래서 첫 미팅이 실패한 게 오히려 감사하다. 처음부터 일이 너무 잘 성사 됐다면, 이런 정리를 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고객(사)의 재정을 귀하게 여기고, 내 실력에 맞는 값을 받는 게 맞다. 실력보다 과한 값을 매기면 언젠가 반드시 그 값을 치를 날이 온다.

그렇다고 내 가치를 깎아내릴 필요도 없다. 눈앞의 기회를 위해 나를 저평가하지도 말자.


장인은 자기의 땀과 수고를 알기에, 그걸 알아봐 줄 고객을 기다리지 헐값에 팔지 않는다. 정직하게 한 발 한 발 쌓아갈 때, 나 스스로도 확신에 찬 영업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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