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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블루밍 Nov 01. 2021

세상의 민낯을 마주할수록

마음의 소리


나이가 들수록 따뜻한 여유를 품은 성인이 될 거라 생각했다. 나무가 겸손히 나이테를 자랑하듯, 세월의 흔적을 돌이켜보며 넉살 좋게 미소 짓는 어른을 상상했다. 1년에 열두 번씩 계좌에 월급이 찍히는 횟수는 차곡히 쌓여가고 있는데 과연 나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녹록지 않은 세상의 맨얼굴을 자꾸 마주칠 때마다 어린 날의 패기가 움츠러드는 게 느껴졌다. 대다수가 가는 길을 나 또한 똑같이 걸어가게 되는 건 아닌지. 평범한 내가 품고 있는 특별함을 나조차도 순식간에 잊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물론 삶을 그저 편안하게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도 나쁠 건 없다. 투자가 아닌 저축을 하고, 콘텐츠를 생산하느라 머리를 쥐어짜기보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깔깔 웃고, 내 사업이 아닌 남의 사업을 하며 월급을 받고. 이보다 더 마음이 편하고 안전한 일상이 있을까.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게 있다.



편안함에 속아 특별함을 잃지 말 것



나는 특별하다. 그리고 당신도 특별하다. 우리 중 누구든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다. 지레 겁먹고 자신의 한계를 단정지어버리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단,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을 세상에 꺼내어 보이는 건 각자의 몫이다. 모든 건 내가 하기 나름이다.


나만의 특별함을 잘 키워나가다가 문득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때가 있을 것이다. 정말 내가 생각하는 모습대로 잘 그려낼 수 있을까? 고생만 하다가 이도 저도 안 되는 불상사가 펼쳐지면 어떡하지. 내가 가진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버려서 일어날 힘조차 없을 때, 그런 나를 나는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자신의 마음이 이렇게 하소연을 한다면 적극적으로 들어줘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은 말이나 행동을 통해 느낄 수 있지만 정작 내 마음은 크게 소리를 내지 않으니, 내가 먼저 알아주어야 한다. 내 마음이 어떤 기분인지 어떤 걸 원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부정적인 감정은 어디론가 표출해 털어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말로 하거나 글을 쓰는 등 특정 행동을 통해 감정이 제 때 표현되어야 한다. 그래야 가벼워진 마음으로, 깨끗한 마음으로 새로운 감정을 계속해서 받아들이고 뱉어낼 수 있다. 감정이 계속 쌓이기만 한다면 어느샌가 곪아 병이 생기기 마련이다.  



감정에 적절한 이름 붙이기. '행복'이나 '슬픔'처럼 단순하게 부르지 말고 감정을 깊이 파고들어 복잡 미묘한 뉘앙스를 규명해야 한다.

- 마크 브래킷, <감정의 발견>



마음의 소리를 두려워하지 말자.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는 용기를 갖지 못하면 세상의 민낯을 알게 될수록 본인만 쪼그라들 뿐이다. 인생은 궁극적으로 나에 대해 알아가는 여정이지 않은가. 그러니 내 마음이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지 조용히 귀를 대고 집중해 보려 한다. 그리고 그 감정이 무엇인지 좀 더 세심하게 규명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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