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호
나에게는 항상 선이 있다.
규정할 수도, 보이지도 않는, 4차원의 선이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고, 과거를 살 모든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길이며, 선이 있다.
그 선의 길이와 높이, 폭은 제각기 다르겠지만,
선은 항상 우리 사이에 그렇게 그어지고 있다.
내게 있는 선은 어떤 색이며, 또 당신의 선은 어떤 색인가,
어떤 색 선을 따라 가야만, 우리가 원하는 그곳에 갈 수 있을까.
노란색, 하얀색, 아니면, 파란색 선인가?
때때로 선은 넘지말아야 하는 규범이다. 그 높낮이와 상관없이 넘는 순간,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던 그 순간처럼, 많은 것들이 재앙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선은 용기와 도전의 목표가 된다.
가질 수 있는 것과, 탐하지 말아야 하는 것.
이성으로 사고하고, 형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감성의 그늘 밑으로 드리워진, 어둡고 깊게 패인 선...
손으로 선을 음미하며, 따라간다.
내가 가야 할 곳을 안내하는 그들을 뒤로 안은 채,
일탈의 경계에서,
내가 서있을 선의 어딘가를 다시 한번 주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