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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과장 Apr 30. 2022

Day3. 맨해튼 웨스트 사이드

뉴욕 개발의 중심,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

붉은 벽돌과 모닝 커피

H양과 함께 첼시에서 시작하는 오늘의 일정. 랍스터로 유명한 첼시마켓에 가기 위함이 아닌 2021년 5월, 새롭게 오픈한 "리틀 아일랜드 Little Island"로 향하기 위해서이다. 14 Street 스테이션에서 도보로 10분인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카페인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구글맵 평점 4.6의 작은 커피숍, Terremoto Coffee shop에 들렀다.


이제 모닝 카페인이 없으면 뇌가 깨어나지 않는 기분이다. (일종의 회사 생활의 폐혜랄까..) 아무튼 원두 1g까지 정성스레 계랑하는 바리스타에게 따뜻한 라벤더 라떼를 주문했다. 이 카페에서 처음 본 코르크로 코팅된 컵은 뜨거운 커피를 컵 홀더없이 들 수 있어 좋았고 첼시의 붉은 벽돌과도 참 잘 어울렸다.


리틀 아일랜드

뉴욕의 새로운 핫 스팟, 리틀 아일랜드는 부서지고 망가진 선착장을 재건해 만든 인공섬이다. 버섯같기도, 꽃봉오리 같기도 한 콘크리트 말뚝을 퍼즐처럼 조합해 바닥을 만들고, 아기자기한 조경이 더해졌다. 첫 인상은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텔레토비 동산같은 귀여운 느낌이었는데 입장해보니 꽤 규모가 있었다. 역시 미국의 스케일이란.


뉴욕 시민과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첫 눈에 아름답게 반짝이고, 사람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 사업가, 베리 딜러 Barry Diller

 
이 프로젝트의 주최자 격인 억만장자 베리 딜러의 말처럼 섬 곳곳에는 수백종의 나무와 꽃, 그리고 동심을 자극하는 재미난 놀이거리가 숨어있었다. 게다가 공원 왼쪽은 바라보면 씨티뷰, 오른쪽은 허드슨 강뷰가 보이는 실로 어메이징한 뷰맛집이었다.


 어디서 찍어도 그림같은 풍경에 H양과 나는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기 바빴다. 모든 계절, 모든 시간 아름답게 조경했다는 MNLA의 코멘트처럼, 늦가을 단풍과 억새가 너무 아름다웠다.


THE HIGHLINE

다음 코스는 더 하이 라인 파크. 고가 철도를 개조해 공원으로 만든 서울역 7017 프로젝트의 모델격인 공간으로, 리틀 아일랜드에서 출발해서 약 30분 정도 하이라인을 따라 걸어가면 허드슨 야드까지 당도할 수 있었다. 완벽한 코스 설정에 스스로 칭찬하며 고가도로로 입성.


첼시를 지나자 각자의 개성이 어마무시한 빌딩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9m 높이의 고가 도로이다보니 빌딩숲을 슉슉 날아가니는 기분. 공원 곳곳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뉴요커, 건물 사이로 보이는 여러 작품들에 눈이 즐거웠다. 실제로 하이라인 인근 건물 1층에는 볼만한 갤러리가 많고 입장도 무료인 곳이 많으니 미술에 관심이 많다면 들러봐도 좋을 .


20분 쯤 걸었을 까, 저 멀리서 그 유명한 베슬이 보이기 시작했다. 벌써 허드슨 야드에 도착했구나.


자본주의란 이런 것이다

첼시부터 허드슨 야드까지 쭉 걸어오고 보니, 모든게 설계되어 있었음을 깨달았다. 리틀 아일랜드에서 시작해 도보로 연결하는 고가도로 위 공원, 더 하이라인을 따라 우리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쇼핑몰에 도착해 있었으니까.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 베슬도 허드슨 야드를 알리는 일종의 랜드마크로서 엄청난 역할을 한 것을 보면 참 미국은 대단한 나라이긴 하다.


허드슨 야드 쇼핑몰 내부

실은 오전 일정을 마치고 전망대까지 입장할 수 있다는 PEAK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싶었다. 온라인 예약이 닫혀있어서 일단 리셉션으로 직접 가서 물어보니 퍼스널 대관 때문에 오늘은 영업을 안한단다. 대관료가 어마어마할 텐데. 누군지 몰라도 엄청 부자임이 분명하다.


인생 피자집 발견

결국 호텔 근처에 구글맵 평점 4.9점 피자집에서 테이크 아웃을 하기로 했다. 막상 가게에 도착해보니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분들이 계속 오는게 찐맛집의 향기가 폴폴. 진리의 치즈 피자, 미지의 화이트 피자, 그리고 미국 할머니가 직접 만든 듯한 비주얼의 Grandma’s Pie를 주문했다.


 Vito's Slices and Ices - Grandma Pie

OMG 겁나 맛있다. 이게 찐 뉴욕의 맛이구나. 뉴욕 여행가는 지인이 있다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맛있게 해치웠다.



뉴저지 야경 투어

뉴욕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은 정말 많은데, 내가 제시한 여러 옵션 중 H양은 뉴저지에서 바라보는 뉴욕 스카이라인을 선택했다. 우버를 타고 서둘러 뉴저지 위호켄의 해밀턴 파크에 도착하니 다행히 선셋 타임 직전. 뉴저지쪽 뷰는 정말 시원하게 뻥 뚤려있어서 맨해튼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에 좋았다. 단지 급작스레 추워진 밤 공기와 강바람이 패딩을 뚫고 들어왔을 뿐.



맨해튼의 야경은 사람을 홀린다.  일주일 여행했을 뿐인데, 뉴욕을 그토록 그리워하고 다시 오고 싶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되어버렸으니까. 어두워질수록 반짝이는 빌딩은 그냥 멍하니 바라만 봐도 좋았다. 사진을 백장 찍어도 눈에 보이는 그대로 찍을 수는 없었지만, 최대한  눈에 보이는만큼 찍어보려 애썼다.



아직 오후 7시. 여기서 일정을 그냥 끝내면 너무 아쉬우니까, 허드슨 야드에서 잠시 따뜻한 커피를 한 잔 하고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평일과는 다르게 훨씬 북적이고 잡상인도 많았다. 친구도 와보지 않은 사람들은 뉴욕이 어떤 곳인지 절대 모를 것 같다며. 특유의 시끄러움과 정신없는 분위기 속 3일차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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