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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Jul 01. 2024

현장 라이브 드로잉의 팁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2024년 7월 1일 새벽)을 기준으로 대한민국은 장마에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이미 비가 많이 와서 피해를 입었고, 앞으로도 비는 더 올 것이라고 하네요. 모두 조심히 이 기간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현장 라이브 드로잉의 팁


비로 인해 현장에서 하는 라이브 드로잉인,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은 잠시 쉬게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지난번에 말씀드린 동네 도서관에서 그림을 그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맑은 날은 덥다고 뭐라고 하고, 비 오면 비 온다고 뭐라고 하는 제 자신의 변덕을 반성하게 됩니다. 


현장의 장면을 그 자리에서 바로 그리는 라이브 드로잉은 일반적인 미술과 좀 다릅니다. 굳이 미술의 장르로 비교하자면 시간제한이 있는 "크로키"와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요? 어쩌면 크로키보다 더 극한 조건이 주어지는 게 현장 라이브 드로잉입니다. 크로키는 고정된 대상을 정확히 주어진 시간 안에 그리는 것이 목표인데, 야외 현장에서의 그림은 대상도, 시간도 모두 변화무쌍한 환경의 지배를 받습니다. 


자동차가 있는 풍경을 그리다가 자동차가 떠나갈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움직이니 제대로 그리기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고정된 배경은 어떨까요? 갑자기 비가 오거나, 누군가가 시야를 방해하거나, 큰 트럭이 내 앞을 가릴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싸움이 나거나 분위기가 좀 묘해서 자리를 떠야 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여름에는 각종 벌레들의 공격으로 도망치듯 자리를 피해야 하고. 추워지면 손이 얼기 전에 대충 그림을 마무리해야 하죠.


현장 라이브 드로잉의 팁은 마음에 드는 대상을 가장 먼저 그리는 것입니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그림의 주인공을 먼저 그리고 상황이 허락한다면 나머지를 그리는 것입니다. 처음 야외 드로잉을 할 때 주인공 대상을 망칠까 봐 나머지를 먼저 그리고 심혈을 기울여 주인공을 그려서 드로잉을 완성하려고 했었습니다. 결과는 주인공 대상이 사라졌고 관심도 없는 배경만 그린채 드로잉은 끝나버렸죠. 현장 라이브 드로잉의 기본 마음가짐은 완성할 수 없다는 것에 두어야 합니다. 저는 "드로잉 하고 싶은 것 하나만이라도 종이에 남기자."라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 


현장 라이브 드로잉의 팁으로 스피드, 빨리 그리기를 말하지 않는 이유는 저 역시 그만큼의 실력이 되지 않고, 그런 실력에 오른 사람들도 많지 않을 것 이기 때문입니다. 크로키등 드로잉의 속도를 키운다고 여겨지는 많은 방법들이 사실은 관찰력을 키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관찰을 잘해서 대상을 파악했다면 손이 느려도 손이 빠른 누군가보다 먼저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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