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그리기와 면 그리기

취미생활

by 그림한장이야기

취미생활

선 그리기와 면 그리기


그림을 혼자 그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림 자체에 대한 관점이나 예술에 대한 전체적인 생각을 할 때가 있고, 반대로 그림을 그리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방법 같은 좁은 범위의 고민을 할 때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야기할 것들은 두 번째 고민인, 좁은 범위에서의 그림 그리는 방법에 관한 나름 터득한 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제대로 된 이론 공부나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으로서 개인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으니 가볍게 참고만 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지금까지 그냥 무작정 그림을 계속, 꾸준히 그리는 것이 그림 공부의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앞으로도 계속할 것 같습니다. 이유는 그림을 공부로 대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 하나하나가 재미있기에 아무 생각 없이 무식하게 그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재미 말고는 그림에게 바라는 것이 없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무작정, 습관처럼, 하루의 루틴으로 꾸준히 그리다 보니 그림을 그리는데 안보이던 방법이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것들에게 저는 "선 그리기"와 "면 그리기"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동안 저는 계속 선으로 그림을 그려왔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간단한 그리기 도구인 펜 종류로 펜 드로잉을 시작했고 그것이 저의 그림 그리기의 기본 베이스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선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닙니다. 전의 글에서도 말했다시피 그리는 대상과 비슷하게 형태를 잡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대상과 비슷하게라도 그릴 수 있다는 희망은 포기를 했죠.


그러다가 유튜브로 그림 그리는 영상들을 찾아보는데 유화 그림을 그리는 영상에서 재미난 그리기 방법을 눈치채게 되었습니다. 대충 면을 칠하고 주변을 깎아내면서 형태를 잡더군요. 다른 영상에서도 그런 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것이 면을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은 세밀하고 예민합니다. 잘 그렸다고 생각해도 조금의 틀림이나, 선의 뉘앙스가 바뀌어도 아주 어색한 그림이 나옵니다. 그 반면 면을 그릴 때는 그 예민함과 정교함이 덜 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면을 그리는 것이 한수 낮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는 방법의 차이이고 면을 그림으로서 야기되는 문제들은 선을 그릴 때와는 차원이 다르죠.


그런데 문제는 내가 그리는 재료가 선을 기본으로 하는 펜 종류라는 것이었습니다. 선을 그리면서 면을 그리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아래 그림들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P20210324_145823675_2A6EBB2B-E2F2-4D71-9CB5-AD29E46EC0DA.JPG 사각형을 그리는 방법들


두 그림 모두 사각형을 그린 것입니다. 대부분 선으로 스케치하고 그다음에 음영을 넣고 그림자를 넣어서 입체감을 줍니다. 그런데 어려운 선을 최소화하고 입체감을 주는 효과를 우선한다면 어떨까요? 저는 그것을 면을 그린다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필요 없는 작업이 많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오히려 형태를 표현하는데 좀 더 수월한 기분이 들더군요. 그림의 밀도도 올라가서 허전한 기분도 덜 들고요.


또 하나의 예시 그림들을 보겠습니다.

20210325_1.jpg 선과 면을 각각 강조한 그림

이 두 개의 그림들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선을 중점으로 그렸는가? 면을 중점으로 그렸는가? 그림을 그린 재료의 차이도 보이고요. 참고로 위의 두 그림 들은 아이패드 7로 Adobe Fresco 앱을 사용해서 왼쪽은 연필 브러시로 오른쪽은 목탄 브러시로 그렸습니다.


위의 그림은 역동적인 무용수의 모습인데.. 확실히 왼쪽 그림은 선으로 그린 형태가 부자연스러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저의 실력이 모자란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요. 다른 요인으로는 그만큼 선으로 그린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오른쪽의 그림은 디테일은 떨어져도 형태의 모습이 좀 봐줄 만한 것 같습니다.


물론 왼쪽 그림이 더 좋게 보이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요. 실력 없는 저의 눈에는 그렇다는 것이죠.


그림 그리는 취미에 입문하는 많은 분들이 어느 정도 그리다가 포기를 하고, 또는 낙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시 선으로 주로 그린다면 다른 방법으로 그려보는 것도 새로운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얀 빈 공간을 채워진 덩어리라고 생각하고 깎아내듯이 검은색으로 칠하고 음영을 넣다 보면 새로운 그림이 보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간혹 펜 스케치를 마스터해야지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릴 계획이라면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면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재미있게 즐기면 그것이 행복한 취미생활 일 것입니다.


- 혹시 저의 다른 그림들이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 @beacheskim 계정(그림한장이야기)으로 들어오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