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을 먹을 때는 냉장고에 남겨진 반찬들을 모두 섞어 고추장을 넣고 비빈다. 간단하기도 하고, 맛있기도 해서 자주 먹는다. 그날의 비빔밥도 그랬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반찬들이 비비다 보면 맛있어진다.
"너도 비비자"
심장이 쿵 하고 뛰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나는 여전히 혼자였다. 쉬는 시간에도, 체육시간에도 그리고 점심시간에도 벽처럼 조용한 나와 달리 교실은 언제나 시끌벅적했다.
도시락 뚜껑을 조심스레 열었다. 엄마가 싸 준 매운 카레였다. 뚜껑을 열자 청양고추가 들어간, 입 안 가득 얼얼한 매운맛, 숟가락을 들려던 그때, 내 옆에 앉은 짝꿍이 불쑥 내 도시락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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