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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이슬 Dec 13. 2021

갓의 기원이 중국이라니, 오마이갓

모르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알려줘도 배우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죠 



한류 인기가 부러워도
문화왜곡은 안돼요


최근 중국의 유명배우가 "갓의 원조는 중국이며, 중국에서 기원해 다른 나라로 퍼졌다" 고 발언하여 논란이 되었습니다. 중국이 훨씬 오래전부터 만들어서 사용하였고, 한국의 갓은 조선시대때 명나라를 모방하여 만든 아류작이라는 것이죠. 오마이갓.


킹덤 열풍으로 해외에서 팔리고 있는 갓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넷플릭스 킹덤의 인기가 부러웠던 모양' 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인데, 실제로 킹덤을 보고 한복과 갓을 구매한 외국인들이 많았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아무리 한류드라마의 인기가 부러웠어도 우리 민족이 삼국시대때부터 착용한 갓을 두고

'조선시대(킹덤 배경)때 명나라를 따라하며 처음 만들어졌다 '고 우기는 것은 너무 기적의 논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 갓은 중국의 아류작'이라고 우기는 이들이 증거로 들고오는 자료들은 모두 명나라의 것인데, 안타깝지만 우리 민족은 그보다 더 훨~씬 오래 전 삼국시대때 부터 갓을 착용했으니 저런 자료들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굳이 명나라와 조선의 갓 모양이 왜 유사한가를 따지려 한다면 원나라, 즉 '몽골'에게 양국 모두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뿐 중국과는 관계가 없지요. ( 몽골이 존재하는 한 '중국원조' 논란을 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인지, 이들은 심지어 원나라까지 중국왕조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무튼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은 고구려고분벽화부터 보고 나서, 원조를 따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국인들이 조선시대가 아니라 삼국시대때 부터 갓을 착용해 왔음이 너무 명백하게 증거로 남아있거든요. 



고구려 벽화 속 우리민족의 '갓'


고구려 감신총 벽화

갓은 무려 고구려부터 함께한 우리나라 고유의 모자입니다.
벽화에 떡하니, 우리 조상님들이 그려놓은 증거가 너무나 명확하지요.

고구려 감신총(5세기 전반 추정)벽화의 인물이 패랭이 형태의 쓰개를 쓰고 활을 쏘는 그림입니다.


고구려 안악1호분, 챙이 넓은 쓰개를 쓰고있다.

고구려 안악1호분(4세기 말 5세기 초 무렵)의 인물 역시,  그림이 일부 훼손되었음에도 챙어 넓은 형태의 쓰개를 쓰고 있음이 분명히 보여지지요.


또한 삼국유사에 원성대왕이 '복두를 벗고 소립을 썼다' 는 기록이 있어 소립(갓)이 문헌에도 기록 될 만큼 우리의 고유한 의류임을 알 수 있답니다.





또한 갓은 우리가 아는 검정갓(흑립)만 있는게 아니라 종류가 다양했는데요, 삿갓 아시죠? 뾰족한 원추형으로 생긴 삿갓도 갓의 한 종류랍니다. 


갓은 '립'이라고 불리고 모정(모자의 윗부분)이 둥근 것, 모정이 각진 것 재료에 따라 풀로 만든 것 말총으로 만든 것 주칠과 호수(깃털)을 꼿아장식한 것 양태(햇빛을 가리는 평평한부분)의 구분이 잘 되지않는 것 등등... 그 종류가 아주 많아요. 


저는 종종 갓을 쓰고 외출합니다. 멋지거든요!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시대별로 양태 너비와 모정의 높이가 바뀌며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어냈지요.

스타일도 다양하고, 오랜 기간 변천해온 우리의 갓! 역시 패션의 민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멋지지않나요?






오로지 형태의 유사성만
보고 원조를 따지려 들면,
엄청난 궤변이 탄생한다


동아시아 3국은 활발한 교류로 찬란한 문화발전을 이뤄 왔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영향을 주다보니 복식 문화에도 유사한 점이 녹아들었지요. 때문에 영향을 받은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영향을 준 일부를 과장하여 중국 외에 모든 문화를 "짝퉁" 으로 치부하는 것은 명백한 동북공정입니다.

중국이 한국에게 주장하는 "중국은 고대부터 챙이 있는 모자를 사용했으니, 챙이 있는 모자는 모두 중국이 원조다" 라는 논리가 얼마나 말도 안되는 것인지 예를 들어볼까 합니다.


미국인들은 동서양 문화교류를 통해 중국복식에 영향을 받아, 카우보이모자를 만들었습니다. (뻥입니다)


멕시코인들은 중국모자의 형태를 모티브로 솜브레로를 만들었습니다..  (도 뻥입니다.)


형태의 유사성만 보고 원조를 따지면 이처럼 입에 담기도 민망한 궤변을 하게 됩니다.

'비슷하다'는 표현과 '따라했다' 는 표현은 그 말의 저의가 엄연히 다르며, 이번 갓에 대한 원조논란 역시 우리민족의 문화적 유구함과 창의성을 무시하는 문제행동이라 보여져 충분히 발끈할 만 한 것이죠.



중국드라마 성화14년에 주인공이 착용한 망건과 갓
중국드라마 '소주차만행' 에서 하인들이 입고있는 한복

태권도, 김치, 아리랑과 한복...등 한국 고유문화에  메이드인 차이나 붙이기는 갈수록 도를 넘고 있습니다.
멋진 한류 문화를 '시기질투해서 하는 행동' 쯤으로 여기기에는, 우리 민족의 뿌리를 중국의 속국으로 날조하려는 계산적인 의도가 보여져 매우 분노하게 되지요. 중국은 부디 '다른 나라의 문화를 귀하게 여기고 존중해야 나의 문화 또한 존중받을 수 있다' 는 것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리슬은 앞으로도 한복에 얽힌 소소한 이야기들을 브런치를 통해 들려드리며,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며 한복을 짓겠습니다. 멋진 문화와 멋진 한복을 가진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오! 한복한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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