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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도씨 Jul 20. 2021

가나다라 브루어리 오미자 에일

2021.07.19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 눈 깜짝할 사이에 주말이 오는데,

그렇게 마주한 주말은 형편없기 그지없다. 물론 주말이야 쉬는 날이니까 그냥 쉬면 된다.

하지만 지금 하는 일이 끝난 후에도 이렇게 쉬다가는 분명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을 살 것이 뻔했다.

쉰다는 말과 계획이란 말 사이에는 큰 괴리감이 느껴지지만 주말에 어떻게 쉬면 소문이 날까 할 정도로 계획을 세워서 잘 쉬어야겠다.


그리고 또다시 월요일이 찾아왔다.


날씨가 맑았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폭우처럼 쏟아지다 언제 그랬냐는 듯 그치고는 하늘에 무지개가 떴다.

4호선을 타고 집에 가는 길 이촌에서 동작으로 가는 구간은 강이 보인다. 창 밖엔 노을이 지고 있었다.

출퇴근 시간에 그 구간을 지날 때면 종종 기관사님이 방송으로 응원의 말을 해주신다.


근심 걱정은 이 열차에 두고 내리십시오.


집에 도착해서 예전에 사둔 가나다라 브루어리의 오미자 에일을 꺼냈다.

브루어리는 경상북도 문경시에 위치하는데, 문경의 특산물이 오미자라 특별히 만든 메뉴인 듯하다.


사실 예전에 오미자청을 사서 오미자차로 마신 뒤로는 여름이 되면 오미자가 생각나서 지금도 사무실 위층에 있는 카페에서 오미자 차를 자주 마신다.

그런 맛을 예상하고 그냥 맥주 말고 오미자에 일을 선택했는데 그런 새콤 달콤한 맛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에일맥주 맛이 났다. 대신 오미자 향인지 뭔가 산딸기 같은 향도 나는 것 같으면서 홉의 향긋한 냄새도 났다.

색도 약간 붉은 기가 돈다.



시작한 일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익숙해지면 보이지 않던 것도 눈에 들어오고 권태기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 마음이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하면 마음의 재정비가 필요한 것 같다.

내가 다 아는 것 같아도 사실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기도 해야 한다.

지금은 시작을 위해서 준비하는 단계니까 조금만 더 힘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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