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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도씨 Dec 02. 2021

사귤차와 삼귤다

2021.12.01

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12월이 되어있었다. 작년엔 어드벤트 캘린더를 하루하루 까는 재미로 차를 마셨지만, 올해는 우선 집에 있는 차를 다 마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게으름을 반성하고자 그림까진 아니더라도 12월 한 달 동안은 가볍게 사진을 찍거나 메모라도 해서 한 달 동안 어떻게 보냈는지 기록으로 남기는 도전을 해볼까 한다.


12월을 여는 첫 차는 궁궐 체험 시리즈 궁on 별빛 야행 키트에 들어있던 <사귤차 >

궁온 시리즈는 집에서 궁궐 체험을 하도록 제공 키트인데 종종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는다. 생각보다 인기가 많아 1분도 채 안되어 선착순이 마감된다. 작년에는 생과방 체험으로 마를 쪄서 만드는 '서여향병'이라는 궁중병과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이번에도 운이 좋게 궁중 병과를 먹으며 경복궁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별빛 야행> 체험 키트를 신청할 수 있었다. 문화재청의 아이콘 경산 토기 자석 화병이 찻자리를 함께 해주었다.


 사귤차는 ‘귤피’와 ‘사인’이 들어갔다. 사인은 생강과 에 속한 양춘사라는 식물의 씨앗으로 아주 조금 들어있는데도 향이 매우 강하고 독특하다. 약간 용각산 냄새 같기도 하고. 사인의 시원한 향 때문에 여름에 차갑게 마셔도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종 황제가 체한 증상이 있을 때 마시고 좋아졌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사실 지난주에 경복궁에 있는 생과방에 다녀왔다. 그곳에서도 차와 궁중병과를 골라서 먹을 수 있었는데 그중 인삼, 귤피, 대추가 들어간 삼귤다를 마셨었다. 그래서 3귤다 4 귤차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귤피와 함께 들어간 재료의 이름을 따온 듯하다. 또, 같은 귤피가 들어가더라도 함께 들어간 재료에 따라 맛이나 향이 크게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다. 귤피보다 인삼이나 사인의 향이 너무 강한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재료만 따로 사다 귤피차에 이것저것 블렌딩 해서 마셔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생과방은 직원 분들이 실제로도 나인 복장을 하고 계셔서 마치 내가 귀빈이 된 기분이 든다.

사극 보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 재미있는 사극들이 연달아 방송 중이고, 직접 이렇게 궁궐 체험도 집에서 해볼 수 있어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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