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기리며'의 후속
엄마가 돌아가신 지 삼 년째,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담아 브런치북 '엄마를 기리며'를 썼습니다. 열세 편의 에세이를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면서 그간 침잠했던 슬픔도 추억으로 승화되어 가더라고요. 이제야 진심으로 엄마를 떠나보내는 것 같습니다. 옛말에 '삼년상'이라더니 괜한 말이 아닌가 보아요. 힘든 감정이 옅어지기까지 꼬박 삼 년이 걸리네요. 이제 슬픔은 멀리 흩어 보내고 좋은 기억을 안고 살아가려 합니다.
지난번 에세이에 담지 못한 소소한 글들이 몇 편 남아 있습니다. 엄마가 살아계시던 때에 제가 적어두었던 일기나, 엄마를 떠나보낸 후 문득 엄마 생각이 떠오를 때 적어뒀던 것들이에요. '엄마를 기리며'의 후속이자 번외로, 그 글들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이전보다 조금 더 가볍고 산뜻한 마음으로요.
소중한 한 친구가 제게 그러더라고요. 이 에세이는 제가 엄마를 위해 짓는 '기념관' 같은 것이라고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을 아시나요? 그 영화에서처럼 누구나 마음속에 특별한 기억을 담은 놀이공원이 있는데요. 제게도 '엄마'라는 놀이공원이 있었던 거죠. 그러다 어느 날 엄마가 떠나면서 그 놀이공원도 사라진거래요. 그리고 제가 그 공터에 벽돌을 하나 하나 쌓기 시작했답니다. 엄마를 추억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요. 이 글들은 그런 의미가 있대요. 참 고마운 말입니다.
기념관에 놓을 소장품을 마련하듯, 엄마와의 소소한 추억 그리고 그때 제 감정을 꺼내 놓으려 합니다. 그간 뽀얗게 앉은 먼지를 털고 깨끗이 닦아 가지런히 올려놓는 거지요. 그리고 엄마가 보고픈 날, 엄마 목소리가 듣고픈 날 어느 때고 들어와 읽어보며 엄마를 한껏 그리워하렵니다. 누구든 이곳에서 저와 함께 머물렀다 가 주세요. 저의 엄마, 그리고 당신의 엄마를 원 없이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