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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나무 Nov 14. 2022

 2. 평온한 하루

그날은

직장에서 생리대 갈러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고 동료들끼리 농담을 할 정도로 바쁜 시기의 모처럼 생긴 평일 쉬는 날이었다.

나는 6살 딸아이를 등원시키고,

거실을 정리하며 밀린 집안일을 하기 시작다.

집안일을 끝낸 집이 산뜻해 보였다.

마침 동네 친구에게 연락이 와서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여 같이 차를 마시기로 했다.

친구와 담소를 나누며

바쁜 일과 중

모처럼 생긴 여유로운 한때를 즐기고 있었다.

지난밤에 악몽을 꿔서 잠을 설치긴 했지만

제법 평온한 하루였다.

그때 내 핸드폰이 울린다.

지난주에 방문한 동네 유방외과였다.​

"암입니다. 보호자와 함께 병원에 내원해 주세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에

맞은편 친구의 얼굴이 점점 굳어가는 게 보인다.

그 순간의

친구의 표정은 슬로비디오 영상처럼

또렷하게 생각이 나는데

나는 어땠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때 나는 어떤 표정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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