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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ena yi Nov 22. 2021

곁에 두고 싶은 사람

누구나에게 친밀한 사람은 필요하다. 건강한 거리를 가진-

11월, 위드 코로나가 풀린 탓일까?

아니면, 시즌 상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계획하기 전 누군가의 소통이 필요한 시즌일까.

이번 달에 부쩍 오랜만의 친구들의 연락이 많아졌다.

오늘 아침에는, 미국에 있는 친구의 시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받았다.

한국에 나오지도 못할 상황에 있는 친구의 상황과 여러 마음들이 전해져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친구와의 대화 중, "이젠 한국에 연락할 사람이 별로 없네, 그래도 너에게는 전해야 할 것 같아서."

"어려운 시간 중에 나를 떠올려주어 고맙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점점 한 해가 한 해 살아가며, 소중하고 친밀한 관계는 꼭 자주 만나야 하는 관계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30대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여러 관계의 복잡함 혹은 섭섭함, 단절의 시간들이, 이제는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이해할 수 있는 게 40대를 넘어가고 있는 지금의 배움이랄까.


나는 주로 친구들에게 "곁에 두고 싶은 사람, 자주 안 만나도 친한 친구"인 경우가 많다.

내향성/외향성으로 구분하자면 사적인 친구들은 내향적인 친구들이 많아,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 한 때는 그 관계들이 부담이기도 했고, 불편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가볍게, 무리를 짓는 것보다는 두루두루 잘 지내는 나에게,

섬세한 친구들의 집중도나 다른 측면의 관심이 재미있었지만, 때론 그들이 진심을 내어놓는 사람이 몇 명 안 된다는 것들에 대한 책임감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나는 한 사람인데, '친밀함'을 기대하는 사람이 너무 여러 명인 것 같은 기분.

어렵게 내어놓은 마음이기에 귀 기울여주어야 할 것 같은 시간들.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이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

일로 삶으로 바빠져 여유가 없어지니, 때론 섭섭해지기도 하고 밀어내고 싶었던 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부담감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공감이라는 것은,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도록 거울이 되어주는 것이지,

그 모든 감정을 내가 담아줄 수는 없는 것.

나 또한 사람이기에 적절한 거리감과 보호함이 필요하다는 것.

적절한 거리감과 기준을 누군가에도 전달해야, 상대도 처음에는 낯설지만 결국에는 그것이 편한 안정감을 주는 보더라인이 된다는 것을 서로 알아가는 과정들.

말로는 쉽지만, 한 켜 한 켜 쌓아 내고 정리해나가는 관계들,

그 속에서 진짜로 남은 사람들이 참 귀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Being a Person,

때로는 관계가 우리를 지치게 하지만, 함께 있다는 존재만으로 누군가는 살아갈 힘을 얻고, 방향을 찾아간다면 기꺼이 품을 내어주는 사람으로 천천히 살아내고 싶다.

그리고 나에게 그런 사람에게도,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표현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오늘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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