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환경, 소비자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브로컬리컴퍼니, 김지영 대표
한동안 격조했나요? 오랜만에 돌아온 그래딧 인터뷰 그 주인공은 브로컬리컴퍼니 김지영 대표님 입니다. 식품 회사 느낌이 있지만, 식품은 아니고 식물성 재료로 만드는 비건 뷰티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이예요. 마켓그래딧에는 지역생산 이라는 핵심가치가 있죠? 브로컬리컴퍼니는 단순한 지역생산에 그치지 않고 로컬, 소비자와 함께 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중심인 멋진 회사랍니다. 마켓그래딧의 뷰티 섹션을 책임지고 있는 owndo와 uglychic 김지영 대표님을 만나보세요
안녕하세요. 브로컬리(BLOCALLY) 김지영입니다. 브로컬리는 Brand와 Locally의 합성어로, 지역의 가치를 발견하고 브랜드를 통해 지역과 환경, 소비자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기업입니다
전라남도 화순 수만리 들국화 마을의 사라져가는 구절초를 활용한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owndo° (나의온도)와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유기농 농산물을 업사이클한 비건 바디케어 브랜드 UGLYCHIC (어글리시크)를 운영중 입니다
창업 전 저는 상업 광고를 만드는 광고 기획자였어요. 광고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었던 마음에, 서울 시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음약방’ CSV 캠페인을 기획했어요. 자판기에서 내 마음에 맞는 증상과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재밌는 아이디어로 시작된 ‘마음약방’이 칸느 국제광고제에서 수상을 하면서, 본격적인 로컬 브랜딩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owndo°는 EBS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게 된 전라남도 화순 수만리라는 마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수만리는 ‘한국의 알프스’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마을인데요. 이곳 주민들은 구절초 꽃을 직접 재배/판매하며 생계를 유지해 왔어요. 그러나 지금은 구절초를 찾는 이가 없어, 꽃도 점점 사라지고, 당연히 마을 수입도 현저히 줄어들었죠.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무작정 8 시간을 달려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저희가 수만리에 도착했을 때, 아름다운 마을 경관과 어울리지 않게 방치되어 있는 빈 땅들이 대조적이었어요. 마을 이장님과 할머니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예전에는 구절초로 가득했던 땅이었대요. 이 뛰어난 효능을 가진 야생초를 소비자가 접근 가능한 브랜드로 만들 방법을 고민하던 중, ‘한국적인 비건 화장품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버려지는 농산물은 식량위기 뿐만 아니라, 과잉 생산으로 인한 토양, 수질 오염 등 환경문제를 야기 시킵니다. 거창한 방법을 찾는 것보다 UGLYCHIC와 같은 브랜드의 가치관에 동참해 주시는 것이 그 발걸음이 아닐까 생각해요. 올바른 소비만으로도 버려지는 농산물을 활용하여, 환경보호에 참여할 수 있으니까요. 어글리시크는 동물실험을 반대하고, 로컬에서 생산된 원료를 사용하여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제로웨이스트 패키징을 실천하는 브랜드 입니다. 이런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가치소비에 동참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브랜드를 만들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시장성입니다. 어떤 제품이 잘 팔릴지, 시장 반응이 좋을지 파악해야 하죠. 하지만 브로컬리에게 중요한 키워드는 ‘로컬’이었고, 그래서 로컬의 문제점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청년이 사라지고, 소득이 감소하여 소멸도시가 되어가는 로컬 상황을, 브랜드가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또한, 식물성 재료만으로 유효성을 높히는 등 비건 화장품으로써 제품 자체의 품질을 높히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연구소와 수십 번의 테스트를 거쳐서 만족도 높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용기와 포장재도 예외가 아닙니다. 재생플라스틱이나 생분해용기를 개발하고, 친환경 지류에 콩기름 인쇄, 옥수수폼 완충재를 쓰고 있죠. 수익면에서는 비효율이지만, 우리 몸만 생각하고, 환경에 해로운 선택을 하면 안되잖아요?
모든 소비자에게 완벽한 비건을 실천하라는 강요는 하고 싶지 않아요. 다만 내가 먹고, 입고, 사용하는 모든 제품이 윤리적, 친환경적 공정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비건을 실천하고 있어요. 완벽한 모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윤리적인 소비를 시도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동물복지 육류나 계란을 선택하는 것, 불필요한 모피와 가죽 대신 에코퍼와 친환경소재 제품을 선택하는 것, 텀블러를 사용하며 일회용기를 줄이는 것,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비건과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계시다고 생각해요. 그리 어렵지 않답니다 :)
나와 우리가 함께 잘 살면 좋겠다는 마음이 브로컬리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 브랜드가 성장하면, 로컬에 도움을 주고, 소비자에게 이롭고, 환경을 지켜 지구에게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착한 마음에만 의존하면 현실에 지치기 쉽습니다. 서로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함께 갈 수 있는 에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브로컬리의 비전이에요
비건너겟 비그린 김나연 대표님을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