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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씀씀 May 27. 2024

퇴사하며 성장한다.

2번의 퇴사, 같은 이유

첫 직장 6년 5개월,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 평생 함께 다닐 것만 같았다. 코로나로 인해 사업을 접게 되면서 번아웃, 무기력함을 함께 느끼며 그동안 기댔던 동료들에게 말없이 퇴사를 결정하고 갑작스럽게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다른 계열사에 흡수되며, 가만히 있었어도 일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겠지만 새롭게 뭔가를 더 할 에너지가 없었다. 스스로 감정,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법을 몰라 그저 그만 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6개월의 공백기를 가지고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갈 때쯤 지금의 두번째 직장에 합격했다. 빠르게 돌아가는 이커머스 유통업계에서 내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업무방식과 다양한 분야의 뛰어난 동료들도 만나고 새로운 분야에 대해 적응하며 나의 자리를 잡아가는데 3년 5개월을 보냈다.


지금 회사의 성장성과 방향은 너무 좋았지만 개인적인 성장에 목마름을 느꼈다. 나의 강점, 소통 역량을 펼치기에는 좋았지만 업무 연차에 따른 전문성을 쌓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너무 착하고 좋았지만 빠르게 돌아가는 업무를 쳐내는데 지친 팀원들의 잦은 이동, 6개월마다 바뀌는 조직도 안에서 조직의 방향성과 개인의 성장을 함께 고려하며 조율하는 리더쉽은 부재했다.


처음에는 그럼에도 흔들리는 조직을 붙잡고 나의 역할을 찾아 팀원들에게 동기부여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일의 의미를 발견하고 개인의 장점을 기준삼아 적절한 업무분배를 통해 조직의 성과와 개인의 성장을 이을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나혼자 만들 수 있는 조직은 아니기에 나도 어느새 힘들다는 말만 반복하고 되물림되는 책임회피와 업무과중으로 감정적으로 상처받는 날이 많아지면서 조직에 대한 소속감, 애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표면적으로 2번의 퇴사에 나의 가장 큰 니즈는 '전문성', '커리어 계발','성장' 을 위한 도전이라고 생각해왔다. 나의 경력 경험을 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과감히 지금의 안정감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2번의 퇴사를 거치면서 진짜 이유를 이제 알았다. 나의 일을 자신감 있게 해내지 못해 피해를 주거나 일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입에 담기 시작했을 때, 긍정적인 에너지를 함께 나누고 키워갈 동료가 없었을때. 나는 가장 큰 외로움과 좌절감을 느꼈다.


나는 타인에게 선한,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에너지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원하는 내 모습으로 일하지 않을 때 이직, 퇴사를 고민했던 것이다.


흔히 퇴사하는 이유의 가장 큰 첫번째는 사람,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았으며, 다만 방향이 조금 다른 건 상대방이 나에게 주는 영향보다 내가 주변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못했을 때 지속할 힘을 잃는 것이다.


일에 대한 동기부여, 원동력을 조직/동료에게서 얻는 나로써는 조직의 분위기와 내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신입 사원 교육, 사내 강사 활동을 하면서 에너지를 얻었던것처럼 나의 전문성을 가지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때 나는 일하면서 가장 기뻤다.


나의 일을 정의하지 못했고,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긍정적인 생각을 나누지 못했다. 쓸모없는 일은 세상에 없다지만 끝내 일의 의미를 나의 가치관, 커리어 방향과 일치시키지 못했다면 의지를 탓하지 말고 과감히 시선을 돌리는게 맞다.


내가 원하는 성장의 방향성을 찾고 되고 싶은 모습을 향해 새로운 모험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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