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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ypy Mar 28. 2024

수퓌퓌가 그리는 세상_HOCHIMINH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그 곳

모처럼의 동남아 여행이었다. 운 좋게 얻게 된 비행기 특가를 이용해서 대학생 자원봉사 이후 첫 호찌민 여행을 하게 되었다. 오래만의 방문이라 어떻게 변했을지도 너무 궁금했고 내가 기억하던 베트남과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다. 오랜만에 제주항공에 올라 밤 비행기의 낭만을 즐기고 나니 어느새 호찌민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은 짠순이의 여행이었는데 유일하게 사치 부린 것이 픽업&픽 드롭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다. 카카오톡 아이디 "퍼스트22"를 검색했고 왕복 60,000 원을 지불했다. 해당 금액은 1인이든 2인이든 차이가 없었기에 혼자 지불하기엔 조금 고가의 서비스였다. (사실 호찌민에서의 2박 금액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호텔 내 픽드롭 서비스가 있었고 편도 약 13천 원의 돈을 지불하면 되었었다. 호찌민에서 공항픽드롭은 먼저 호텔에 문의해 보는 것이 제일 저렴할 듯하다. 미리 예약한 덕에 공항에 미리 대기해 주셨고 편하게 탑승 후에 호텔로 갈 수 있었다. 한국말을 하시는 건 아니었지만 이미 주소도 전달했고 대화가 중요한 건 아니었기에 가는 길에 불편함은 없었다.

새벽 도착이었기에 일단 숙소에서 잠을 청했다. 여행자 거리였기에 장점은 저렴했고 단점은 시끄러웠다.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던 시간이라 자유롭고 싶은 영혼들이 꽤 많았다. 잠에 예민한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잠드는 게 다소 불편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여행이니 기분 좋게 잠을 청해본다.

다음 날, 날씨는 왜 이리 맑은 것인지 여행 온 내 기분을 매우 좋게 만들었다. 동남아는 덥기도 하고 비도 많이 오지만 맑을 때는 이리도 청아해서 여행 오는 기분을 좋게 만든다. 대학생 때는 바로 목적지였던 아이들의 학교로 가다 보니 호찌민이라는 곳을 더 즐기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제대로 즐길 거라 다짐했다.

미리 한국에서 등록했던 투어의 약속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혼자서 여행을 다닐 때는 오고 가는 편의성을 위해 종종 투어를 신청하는 편이다. 경우에 따라서 한국인 가이드 신청을 하기도 하지만 요즘 인터넷과 정보의 발달로 영어 가이드를 신청하고 스스로 공부도 해보는 편이다. 한국인만 탑승하는 것이 아니라서 메이트들이 어떤 사람들일지 두근대었다. 대만, 중국에서 온 여성분들이셨고 한국 아이돌 얘기를 하면서 조금 거리를 가깝게 만들었다. 기분 좋은 여행이 될 듯하다.

출발 후, 2시간 20분 남짓 지나고 나니 붕따우에 도착했다. 굉장히 한적한 도시의 느낌이었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거대한 예수상을 향해 올랐다. 예수상은 꽤나 높은 곳에 있어서 올라가는 게 쉬운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르는 경사도가 높을수록 내려다보는 바다 수평선 너머가 꽤 멋있었다. 파란 바다 배경이라 쨍한 노란색 원피스를 입었는데 잘 선택한 것 같아 뿌듯했다. 거대한 예수상은 내부를 올라갈 수 있게끔 되어있고 신발 벗고 일방통행으로 갈 수 있었다. 가이드분이 신발을 봐주신다고 하셨지만 불안한 마음도 있고 걸어 올라가는 길이 꽤나 높았던지라 밖에서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예수상을 보고 나서 프랑스 장교의 별장이었던 화이트 팰리스로 향했다. 호찌민은 프랑스 식민지였고 그때 당시 사이공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사이공이라는 이름이 쓰이고 있기도 하고 프랑스 학생들 중에 프랑스어를 쓰는 학생들도 종종 보이곤 한다. 프랑스 장교의 별장은 꽤나 멋들어졌다. 저 멀리 바다가 한눈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게 펼쳐졌고 언뜻 보면 바다와 하늘이 구분되지 않을 파란 풍경이 보였다. 창가 프레임 너머의 케이블카와 산이 사진 속 한 장면처럼 예뻤다.

별장을 보고 나서 고래 사원으로 향했다. 고래 사원에는 실제 고래의 뼈가 있었고 아무래도 해변가다 보니 바다에 나가는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으로 보였다. 고래뼈 위로 돈도 올리고 기도하는 분위기여서 나도 조금의 돈과 기도를 했다.

마지막 장소인 사우 해변으로 향했다. 파란 건 바다요, 파란 건 하늘이었다. 꽤 더운 날씨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수영복 차림으로 바다를 오고 가며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나도 투어가 아니었다면 아마 함께 어울리고 있었겠지? 햇살은 따가웠지만 그 따가움이 기분 나쁘지 않을 싱그러움이었다. 처음 구찌터널 투어와 붕따우 투어를 고민했었는데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3시가 조금 지난 시각 호찌민으로 다시 출발했는데 일요일 오후라 한국과 다를 거 없이 차가 막혔다. 올 땐 2시간 조금이었는데 2시간이 지났을 때는 휴게소였다. 각종 간식들과 식사 거리들을 팔았는데 이때까지 환전된 돈이 없어서 뭘 사 먹을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호찌민에 도착했을 때는 8시가 훌쩍 지난 시간이었다. 오후에 환전하고 빈탄 시장을 가보려고 했었는데 그러진 못하고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마트로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코업 마트가 있어서 마트로 향했다. 해외에 놀러를 가면 꼭 마트 구경을 하는 편이다. 그 나라에서 파는 음식은 뭔지, 우리나라랑 비교해서 어떤 게 저렴하고 비싼지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아한다. 특히 동남아는 한국에서 잘 보기 힘든 마일로가 있어서 꼭 뭐라도 사 오는 편이다. 요즘 쌀국수도 잘 포장되어 있어서 선물용으로 구매하기 좋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장보고 오는 길에 망고주스 하나 사들고 숙소로 향했다. 환전도 없이 하루 종일 호찌민을 다녔다니 세상 좋아졌다.

드디어, 환전을 하고서 시내 구경을 시작했다. 오밀조밀 20-30분 이내에 명소들이 모여있어서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튼튼한 내 다리가 일을 해주길 바랐다. 곳곳에 공원도 보이고 한창 일하는 모습들도 많이 보였다. 여전히 오토바이가 많았고 여전히 콩 카페는 멋들어지게 서있었다. 콩 카페가 저렴한 축에 속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베트남 커피 아성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거니까. 요즘은 굿즈도 팔고 카드 결제도 되고 편리했다.

태국도 그랬지만 베트남도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비가 내리지 않는 맑은 하늘에 어울리는 화려한 색이었다.

공원에 앉아서 잠시 멍 때리기도 하고 동남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야자수도 마시고! 즐거운 거리 나들이였다. 라탄 공예도 너무 예뻤고 과일도 먹음직스러웠다.

한참을 걸었던가 떤딘성당에 도착했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안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12-2시는 예배시간이라 들어가지 못하니 참고해야 할듯하다. 다낭도 핑크 성당이 있는데 호찌민도 있었다. 연한 핑크색이라 은은하니 성당이 더 예쁘게 보였다. 길을 건너서고 셀프로 성당과 나의 사진을 찍어보았다. 건너편이라 사진 찍을 때 성당의 전체 샷도 들어오고 구도를 잘 잡은 것 같아서 뿌듯했다.

그리고 통일궁으로 향했다. 통일궁 입장료는 65,000 동이었고 궁 입장까지 가능했었다.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었는데 현재 사용되기보다는 박물관처럼 조성되어 있었다.

바로 근처에 노트르담대성당이 있다 했는데 공사 중이라서 그 위용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해 아쉬웠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또 한 번 와야지.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호찌민 시청과 사이공 우체국으로 갔다. 사이공 우체국은 실제 우편업무도 하고 있고 각종 기념품도 파는지라 왁자지껄했다. 내외부에는 사진 찍는 외국인들도 많았고 실제 업무를 현지인들도 많았다.

호찌민도 곧 지하철이 생길 모양인가 보다. 23년 8월 시험운행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아직인가 보다. 12년부터 공사했다고는 하는데 언젠가는 움직이겠지?

요즘 인스타에서 핫한 카페 아파트먼트로 가보았다. 밖에서 보니 아파트먼트 안에 많은 카페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중 나는 % 커피집으로 향했다.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가격을 받아서 그리 높지 않길래 계단으로 올라갔다. 많이 걷기도 하고 좀 쉬다가 갈 요량이었다. 콩카페보다 비싼 가격이었지만 분위기도 좋고 와이파이도 되길래 잠시 쉬다 가기 딱이었다.

조금 쉼을 즐기고 시티 버스투어 탑승장으로 향했다. 오페라하우스 쪽이었는데 건물이 예뻐서 사진도 한 컷! 아침부터 부지런히 한 3시간 정도를 걸어 다녔더니 다리도 좀 아프고 좀 더 넓은 호찌민이 보고 싶기도 해서 시티 버스를 타는 게 딱이었다.

다리가 아팠지만 호찌민 투어는 포기할 수 없어서 시티 버스를 타러 갔다. 미리 한국에서 7,235원으로 예약을 해두었고 예약 내역으로 티켓을 바꾸고 돌아다니다가 시간 맞춰가니 다른 외국인들도 꽤 많았다. 다국어 지원이 되는 것 같았는데 이어폰 쪽이 고장 난 것 같아서 그냥 풍경만 즐겼다. 모두 2층 버스에만 탑승이 가능했고 날씨가 약간 흐려서 우비를 나눠 받았다. 가족, 친구, 연인들과 와서 정신없고 시끄럽기도 했지만 뚜껑 없는 외부라 오히려 더 신났던 것 같다.

사이공강을 지나서 도시의 외곽부터 돌았다. 아파트 공사 중에는 자이도 있었다. 확실히 한국과 베트남은 기술교류가 잦은 듯하다. 그 옛날 호찌민과는 다른 분위기였고 화려하기도 하고 아기자기한 그런 도시였다. 해가 너무 강했으면 오히려 2층 버스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는데 살짝 흐린 날씨라서 조금 추운 거 빼고는 다 마음에 들었다. 커피 한 잔 가격에 쉽게 투어를 할 수 있는 건 큰 장점이었다. 투어는 약 1시간 남짓이었고 편히 포인트들만 구경할 수 있었다.

투어를 마치고서 늦은 비행기를 타기 전에 시내를 조금 더 둘러보았다. 빈탄 시장은 밤늦게도 영업을 하고 있었다. KFC와 맥도날드도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아직 자동차보다 오토바이가 더 많은 호찌민. 그런 이면에 여러 시스템과 사람들이 발전되어 있었다. 가끔 우리는 동남아가 우리나라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곤 하는데 과연 그게 못한 걸까? 꼭 모든 게 발전하고 세계 강국들과 발맞춰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들을 하곤 한다. 각 나라에 맞는 문화가 있고 생활 스타일이 있는 거니까. 여행을 하면서 드는 생각에 내 마음도 한 뼘 더 커진 것 같다.

호찌민을 떠나려고 하니 비가 온다. 비행기가 뜨고 내려본 호찌민은 여느 도시와 다르지 않게 화려했다. 짧았지만 알찼던 나의 여행! 다음을 기약해 본다.

체크포인트

제주항공 165,400 원

숙소 90,945 원 (3박)

픽드롭샌딩 60,000 원

붕따우 투어 42,106 원

시티투어 7,235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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