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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ypy Nov 15. 2023

수퓌퓌가 그리는 세상_LANCASTER

여유와 낭만

한국과는 다른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날들이었다. 여행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는 없지만 모든 것들이 크고 넓은 그런 느낌. 그리고 랭커스터 내에 사람들이 복작복작 많지 않아서 그 여유로움을 더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날은 랭커스터의 마켓이 열리는 날. 마침 호텔 건너편이라 아침 일찍 마켓을 찾았다.

다양한 맛의 소금을 파는 게 신기해서 고추장 맛소금과 몇 개 소금을 샀다. 마켓이다 보니 색색의 채소 과일이 많았다. 특히 이곳은 미국의 청학동이라 불리는 아미쉬(AMISH) 마을 쪽 사람들 영향이 커서 아미쉬 복장의 분들이 오셔서 직접 농사지은 것들을 팔고 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메이플시럽이나 꿀들도 많이 팔고 있었고 형태도 다양했다.

건물 안에서 열리다 보니 추위도 안 느껴지고 아담하니 좋았다. 마켓만 오면 다 사고 싶은 건 나만 그런 게 아니겠지? 마켓 구경을 하고 마니 마음이 부자 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특히 여행 다닐 때, 그 나라 마켓을 가면 나라 특유의 물건이 뭔지 문화가 뭔지 알 수 있어서 특히나 좋은 기분이 든다.


오후즈음에는 마트 구경도 나섰다. 길 가다가 불법주차딱지 붙이는 피터와도 인사를 나눴다. (길 걷다가 2번 마주쳐서 간단한 통성명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마트에는 역시나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아이템들의 천국이었다. 특히 약품 같은 경우, 우리나라와 다른 용량의 것들도 있고 한국에는 없는 약도 있었다. 보통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평균성인 몸무게 기준이라 다소 몸무게가 나가는 분들은 우리나라 약이 제대로 안 먹힐 때가 있다. 그런 경우 미국약이 잘 맞아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나이퀼이라고 감기에 효과가 좋은 약도 있어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또 한국에는 없는 flavor의 과자도 있어서 신나게 장바구니를 채웠다.


마트구경도 마치고 다시 랭커스터를 걷는데 한국처럼 이곳도 봄이 오는 게 나무에서 느껴졌다. 서양에서! 미국에서 벚꽃을 볼 줄이야.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벚꽃까지. 낭만과 여유를 여기에서 다 느꼈다.

한국에서 언제 이렇게 거리를 걸어보았는지, 언제 이렇게 유유자적 다녀봤는지 까마득했다. 사실 한국에서도 평일에 연차만 써도 여유로울 것을. 나는 왜 이렇게 바쁘게 살고 있는 걸까? 랭커스터에서 마지막 날. 랭커스터 루프탑바에 갔다. 잘 보이지 않았지만 랭커스터 시내와 마지막 낭만을 음료와 함께 즐겼다.

여행으로 랭커스터라는 곳을 선택해서 오진 않았을 거라 좀 더 특별했다. 넓다. 여유 있다.라는 말이 쉴 새 없이 나왔던 곳. 그곳에서의 인연들은 다 잘 있을까? 괜히 보고 싶은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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