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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gnitis Nov 25. 2022

[주.프.디.살] 시작부터 해보자고 : UX에 다가서기

'주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주.프.디.살 프리뷰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살아남기에 앞서, 취준생 그리고 예비 디자이너들을 위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덩그러니 졸업하여 남은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던 시절을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기 전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커리어 시작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혹은 이렇게나 부족한 사람도 커리어를 시작했으니 당신들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프리뷰 이야기를 시작한다. 프리뷰 이야기들은 UX에 다가서기, 포트폴리오(상), 포트폴리오(하), 인터뷰로 구성했다.




UX에 발을 담근 현실적인 이유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나서 진로를 확실히 정하지 못한 채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실제로 4년 내내 디자인했던 프로젝트들은 제품 디자인이었다. 디지털 프로덕트가 아닌 정말 말 그대로 프로덕트 들이었다. 게다가 졸업한 학교의 특성상 공학 베이스의 디자인 대학이었기에 일반적인 미대에 속한 디자인과와는 커리큘럼도, 이어지는 진로도 달랐다. 주변의 사례를 따라가기엔 내겐 너무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졌고 어영부영 '졸업만 하자'가 목표가 되어버리다 보니 무슨 일을 하고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에, 수업 프로젝트를 하며 재밌게 느꼈던 모바일 앱 디자인과 UX 디자인 방법론에 관심이 많으니 한번 해볼까 싶었다. 그렇게 나는 UX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분야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 UX 디자이너가 되기로 마음먹고 나서 한 1년 동안은 UX 디자인 개념 자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다학제적인 분야여서 어떤 곳에선 너무 넓은 범위를, 어느 곳에선 너무 제한된 뜻으로 알려주다 보니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그냥 어쨌든 이거 화면 그리는 거 아니야"라는 단순한 접근 방식으로 받아들였다. 


그랬던 만큼 애써 준비한 포트폴리오와 인터뷰를 보면 볼수록 스스로 기본기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실제로 첫 포트폴리오 코칭에서는 "다른 분야에서 일하시는 것이 어떻겠냐"라고 피드백을 들을 만큼 부족한 상태였다. 하지만 곳곳에 파편화된 정보로 인해 더욱 헷갈리기만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려고 조사하고 조사 결과를 반영해서 디자인하는 건가? 이게 일반적인 회사에서 가능은 한 건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대학시절 동안은 스케치를 먼저 하고 콘셉트를 디벨롭하는 방식의 전통적인 제품 디자인 방식을 따랐기 때문이었다. 


또한 과연 디자인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시각화하는 걸 넘어서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리서치며, 분석이며 이 모든 것들은 취업을 준비하는 조급한 입장에서는 조금은 버겁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무엇을 할지 결정도, 이해도 하지 못한 상태로 직업이 각광받는다라는 인식과 특이한 전공배경, 평균 연봉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반드시 UX 디자이너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UX 디자이너,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그래서 가장 처음에 알아본 것은 온갖 사이트를 뒤지는 일이었다. 각종 채용공고 사이트에 올라온 자격요건을 보고, 구글에 'UX 디자이너가 되는 방법'을 검색하거나 유튜브에 'UX 디자이너'를 검색했다. 결국 서류를 넣으려면 새로운 포트폴리오가 필요했고, 디자이너들의 온라인 포트폴리오를 참고하고 제작하려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고, 무엇부터 해야 하나 알아본 결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었던 결과는 '웹디자인 학원'이었다. 각 학원들은 포트폴리오 코스들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첫 포트폴리오 코칭에서는 시각적인 기본기가 너무 없다는 피드백을 받은 터라 이를 학원을 통해 보충해야겠다고 생각해했다. 


당시만 해도 가난한 학생이었기에, 포트폴리오까지 모두 담당해주는 학원에 갈만한 경제적 사정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동네 컴퓨터 학원에서 국비지원을 받아 디자인 수업을 받는 것은 의구심이 들었다. 결국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부모님께 S.O.S를 청했다. 우선 시각디자인 기초 수업을 받고 그 이후부터는 스스로 잘 준비해보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4년 동안이나 열심히 뒷바라지를 해주신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는 부끄럽기도 속상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제 드디어 공부의 늪에서 벗어나나 했는데,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학원 수업을 수강하면서 흔히 시각디자인과 관련된 지식을 배웠다. 타이포그래피, 시각적 구성 방법, 강약, 색상 등으로 구성된 커리큘럼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디지털 프로덕트를 디자인하기에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결국 한번 더 부탁을 드려, 같은 학원의 웹 포트폴리오 수업을 듣게 되었다. 확실히 웹 기반의 디자인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당시 기억을 되짚어 보면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디지털 프로덕트에서 어떻게 시각적 요소들이 작용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시에 디자인 시스템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되기도 하였고, UI라는 것에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종종 'UX 디자인을 학원을 다니며 시작해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을 받거나 보게 되면 '괜찮다'라는 답변을 해주고 싶다. 물론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일이고, 학원마다 가르치는 방식이 다르고, 일명 '학원 출신 ' 꼬리표가 붙는 일도 종종 있다. 하지만 전혀 시각적 기반 지식이 없다거나 함께 의견을 나눌 사람이 필요하다 싶으면 다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주의할 점은 학원 커리큘럼만 마쳤다고 해서 이제 'UX 디자이너가 바로 될 수 있겠다', '취업을 학원이 책임져 줄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결국 취업과 커리어는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나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학원을 다니면서 만든 웹 프로젝트 2개, 앱 프로젝트 1개로 취업준비를 했다. 하지만 번번이 낙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다시 그 포트폴리오를 펼쳐보면 다시 덮고 싶을 정도로 UX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4년 동안 시각디자인 수업을 들으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접했을 미대 출신 취준생들과 비교하여 시각적 완성도가 높은 GUI를 그리는 능력도 부족했다. 어찌어찌 만든 포트폴리오를 들고 인턴엔 합격을 했으나 원하는 직업과는 거리가 먼 컨설팅 업무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나는 UX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더 많은 내공을 쌓아 '진짜 UX 디자이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경험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내가 생각하는 진짜 UX 디자이너란 흔히 요즘 말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에 가까웠다.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며 문제를 해결해주는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이너였다. 그래서 나는 사용자 경험 조사와 분석, 프로세스부터 심미적인 아웃풋을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범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해진 커리큘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탄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UX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게 다가왔다. 결국 나는 관련 서적을 마구 사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방향성은 조금 중구난방이었을지라도 UX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들을 조금씩은 챙길 수 있었다.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꽤나 많다. 디자인을 잘하기 위한 도구로써의 다양한 방법론을 접할 수 있다. 또한 전통적인 UI의 종류들을 배울 수 있다. 어떤 도서는 UX 디자이너가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지, 스타트업의 주요 사업은 어떤 형태로 돌아가는지와 같은 조금 넓은 범위에서 개념들을 배울 수 있다. 실제로 현업에 뛰어들기 위한 기초적인 지식들이다. 책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생태계를 지켜보고 관련 아티클을 찾아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분야와는 다르게 다학제적인 분야라서 '정도'는 없지만 공유하고 있는 개념들이 있다. 이런 기반을 갖추는 것은 UX를 시작하기 위한 첫걸음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개념들은 여전히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모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실무에서 직접 겪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 실무에서 경험을 쌓는 것은 커다란 벽처럼 느껴졌다. 매일 들었던 생각은 "다들 경력직을 원하는데 나는 어디서 경험을 쌓나?"였다. 하지만 나만의 문제 해결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 포트폴리오를 다시 재정리하기 시작했다. 비록 UI는 아니지만 산업디자인과에 재학하면서 디자인 방법론을 사용하여 디자인을 했던 경험들을 자기소개서에 녹였고, UI위주로 보이던 포트폴리오를 나름의 솔루션 전개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그 노력이 통했는지, 나는 작은 스타트업 회사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일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기초적인 UX에 대한 개념을 잡고나서부터는 직접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이 가장 빠른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경력을 쌓을 수 없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고, 프로젝트를 통해 생각을 전개하고 연습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그걸 보여주는 것이 바로 포트폴리오이다. 경험이 없어도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하면 누구든지 UX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하기에 다음 글에서 포트폴리오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참고하면 좋은 도서 목록

커리어를 시작하기 전에 기초적인 개념을 챙기기 위한 도서 목록


- UX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0628779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1354159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935737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04872


- 디자인 방법론을 배우기에 좋은 책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13024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033067


- 스타트업 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에 좋은 책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223879


- 데이터와 UX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057494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7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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