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일 목요일
3주 차가 접어들면서 어떤 것은 사라지고, 무언가만 남았다. 그 어떤 것은 학교 때문에 이루지 못하던 것들의 목록과 계획과 마음. 무언가는 자퇴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 무언가만 남았다. 왜 하고 싶었는지, 하고 나서의 계획들도 머릿속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잠깐 멈춰서 생각할 시간이 없어서 그런가, 나는 그저 떼쓰는 애에 불과하다.
3월 22일 금요일
하교 후 좋아하는 일을 했다. 카페에서 맛난 디저트와 함께 생각을 푸는 행위. 좋은 인테리어와 사람과 음식들이 함께 있는 그 분위기에서 나는 잠시 나를 묶던 고민들과 헤어진다. 과거와 오늘날을 비교해 본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의 삶 즉, 부모님 세대들은 정보가 많이 없으니 주변 사람들과 비슷한 삶을 선택해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요즘, 정보가 넘치다 못해 사람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잘 이용하면 정보의 축제 속에서 원하는 삶을 만들어 살 수 있다는 것과 그 선택과 행동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 살아가는 데에 정답은 없는 거니까,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싶다.
3월 23일 토요일
어떠한 곳에 들어가면, 그곳이 학교든 직장이든, 다수의 선택을 따를 때가 많다. 하나, 다수의 선택으로 내가 힘들 때가 있다. 다수를 따라 힘들 때, 환경을 탓할 것이 아니라 직접 그 환경 아닌 다른, 작은 내 환경을 꾸려가면 된다. 만일 그것이 된다면.
삶의 구석구석 방식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하교 후 스트레스는 나를 가득 채운다. 그 이유를 하나하나씩 살펴보면, 과제와 팀플로 인해 일주일 동안 나를 돌볼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하면 시간은 나오지만, 마음은 그를 따라오지 못한다. 마감일자와 싸우고 있다. 제멋대로인 팀원들에 머리가 아프다. 속도가 나와 다르다. 학교의 속도를 나는 따라가지 못한다. 학교의 속도를 무시할 수 있을까? 완벽주의를 놓아버리면 될까? 학교도 나도 챙길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3월 24일 일요일
날짜를 적다 놀란다. 벌써 4월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에. 시간이 빠르다 느낄 때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경우는 후자. 3월 동안 무얼 했을까 물으면, 지나간 시간들을 아까워하느라 기분은 롤러코스터를 탔다는 것.
3월 15일 월요일
"사람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삶의 의미라고 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단지 살아 있음을 경험하는 것이다." _조셉 캠벨, <신화의 힘>
한 친구에게 내 생각을 말했다. 그러자 친구는 다니기 힘들어도 그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지 않느냐고 계속 다녀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럴 여유가 세밀한 감정과 느낌이 무뎌진다는 것이 문제다. 학교라는 거대한 과제를 하느라고 생각과 마음은 온 신경을 한 곳에 밖에 집중하지 못한다. 내 에너지를 그곳에 밖에 쓰지 못한다. 멀티가 안 되는 성격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