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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죄송합니다.

나도 자랑글 쓰고싶다!

by 회색토끼


9월 말부터 매일 연재하며 날 피말리게 했던 공모전 결과가 드디어 나왔다.

결과는!?


...

...

똑!

광탈입니다!


차라리 심해에서 헤엄치는 게 덜 희망고문이었을 것 같은데 항상 내 작품 바로 위에 있던 작품은 최종심에 들었고 난 떨어졌다.

매일매일 재미있게 엄청 길고 성심성의껏 댓글 달아주고 응원해주던 나의 당근부대원들에게 미안하고 그들을 볼 낯이 없다.

마음의온도 Jin 소위 김하진 죄송해요!!!!


어쩐지 오늘 전하가 119 빠방을 잃어버리더라니.

9월에 좋은 기운이 들어와 11월에 잘 될 거라고 했는데 역시 나는 글쓰기엔 안 맞는 팔자인 건가. 그래, 내가 살면서 글쓰기로 상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야매토끼였지. 나한테 유혹의 속삭임을 넣어준 독수리 집에 오기만 해봐라. 한 대 때려줘야지.


대학 합격자 명단 확인하듯 최종심 든 작품들을 확인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내 건 없다. 3번을 다시 봐도 없다.


현실을 직시하고...열심히 썼던 글을 하나하나 삭제하는데 마치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와 파혼하여 사진첩을 정리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에게 이별이란 익숙한 것이었는데 이 이별은... 어쩐지 가슴이 먹먹하다.

너희들을 데뷔 못 시켜줘서 미안해. 엄마가 능력이 부족했다.

결국 써보지도 못하고 휴지통으로 향하는 표지...


나도 어디 뭐 됐다고 자랑글 써보고 싶다아!!!

오늘 하루만은 울어도 이해해주길.

오늘 하루만은 꼬질꼬질 눈물콧물 토끼 예약.

오늘 하루만는 웅크리고 있어도 괜찮은 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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